김종률의원 “노, MB에 부시 만나면 쇠고기 얘기 말라 조언”
청와대 “왈가왈부 않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쪽이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이른바 한나라당 쪽의 ‘참여정부 설거지론’을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월18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쇠고기 개방 문제에 대해 조언한 내용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과 쇠고기 시장 개방은 별개 문제이므로,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쇠고기 문제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이번에 (이 대통령이) 미국에 가시면, 미국은 분명 쇠고기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다. 이 대통령께서는 미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쇠고기 문제를 에프티에이 비준과 고리를 걸고, 미국의 동물성 사료 금지 조처 강화 이행이 시장개방의 전제임을 분명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는 쇠고기 수입조건 협상에 대해 원칙적 입장을 갖고 있고, 정부 부처의 경제외교라인은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이어서 갈등이 있는 과제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가 지나쳐서 우리는 못 했다”며 이 대통령한테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의 대화에 임태희 당선자비서실장이 배석했다”며 “정부는 2월18일 회동의 대화록을 제출하고 임 당시 비서실장은 국회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참여정부 설거지론’은 “새빨간 거짓말이자 야비한 진실 왜곡”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이런 내용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27일 민주당 다른 의원들과 함께 충북에서 휴가 중인 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에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국내 검역과 미국 현지조사에 대해 2006년도에 고시된 내용에 대해 변경된다는 얘기는 거론된 바 없다”며 “그런데 이번 쇠고기 협상과 고시를 보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내준 것 아니냐”고 현 정부의 협상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현직 대통령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청와대 공식 반응은 ‘노 코멘트’”라고 밝혔다.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워낙 많은 얘기를 해서 김종률 의원이 말한 것 같은 정책 사항을 전달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다만 노 전 대통령은 ‘쇠고기는 자동차 개방 문제와 연결돼 있어 내가 마무리지을 수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지은 권태호 이유주현 기자 jieuny@hani.co.kr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에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국내 검역과 미국 현지조사에 대해 2006년도에 고시된 내용에 대해 변경된다는 얘기는 거론된 바 없다”며 “그런데 이번 쇠고기 협상과 고시를 보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내준 것 아니냐”고 현 정부의 협상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현직 대통령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청와대 공식 반응은 ‘노 코멘트’”라고 밝혔다.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워낙 많은 얘기를 해서 김종률 의원이 말한 것 같은 정책 사항을 전달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다만 노 전 대통령은 ‘쇠고기는 자동차 개방 문제와 연결돼 있어 내가 마무리지을 수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지은 권태호 이유주현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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