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득표결과 최근 각 정당지지도
다른 정당은 총선득표율·현재 당지지도 일치하는데
‘촛불’소진·인물부재 원인…“정기국회서 유능한 모습 보여줄것”
‘촛불’소진·인물부재 원인…“정기국회서 유능한 모습 보여줄것”
민주당의 침체국면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각 정당의 지지도가 4·9총선 당시의 득표율에 근접한 것과 달리 민주당은 8%포인트가 넘는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13일 기준 조사 결과와 각 정당의 총선 당시 득표율을 견주어 보면, 한나라당은 각각 37%와 37.5%로 차이가 거의 없다. 자유선진당도 6.8%와 6.9%로 거의 같고, 민주노동당은 각각 8.2%와 5.7%로 최근 지지도가 총선 때 득표율보다 높았다.
민주당(16.5%/25.2%)만 ‘침체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자체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있다.”(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 민주당이 정세균 대표 체제를 출범시킴으로써 ‘과도 지도체제’의 한계를 벗은 지 제법 되었음에도 이런 상태다.
민주당은 최근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국 주요 지역을 돌며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지지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기는 하다. 21일 정세균 대표 등 당의 주요 간부들이 조계사에서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을 만난 것이나 22일 최고위원회의를 강원도 원주로 옮겨 연 것 등은 모두 전략적 포석의 일환이다.
민주당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의 지지율이 정체된 원인을 네 가지로 꼽았다. 그는 22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촛불’을 거치며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재결집한 반면,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 장기화로 국회 공전의 책임 일부를 떠안았으며 △‘촛불’의 동력이 소진되면서 야당에 유리한 국면이 끝났고 △내부 정비에 치중한 나머지 아직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세균 체제’는 당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주력해왔다”며 “이제 내부 정비가 끝나가고 있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유능한 야당’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면 (지지도 정체 문제는) 해결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의 시선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민주당의 지지율 정체는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을 지지했던 층이 이를 철회하거나 기대감을 접었다는 뜻”이라며 위기의 원인으로 △정체성 혼란 △리더십과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의 실종 △‘대안정당’이 돼야 한다는 강박증 등을 꼽았다. 윤 위원장의 자가 진단과 달리 좀더 근본적인 한계를 짚고 있는 것이다. 정치컨설턴트인 황인상 피앤씨(P&C) 정책개발원 대표는 “체질 개선이 덜 됐고, 야당으로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참여정부에 실망했던 전통적 지지층에게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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