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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2월 ‘입법전쟁’ 앞두고 여-야 격돌 부추긴 셈

등록 2009-01-12 19:45수정 2009-01-12 23:06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폭력사태의 인과관계와 시시비비를 밝히는 청문회 개최를 제안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폭력사태의 인과관계와 시시비비를 밝히는 청문회 개최를 제안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국 파장
친이 “반성 많이 하고 있다”
친박 “자기들이 자극했잖아”
야 “적반하장…염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라디오 연설에서 국회 폭력을 거칠게 비난하고 정치 발전을 역설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되레 여야 격돌을 부추기는 ‘밑불’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전열을 정비하며, 대립각이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회에 대한 질타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며 “늦었지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니 여당으로선 노력해야 한다”고 신발끈을 동여맸다. 조윤선 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래로 가는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는 후진정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폭력을 근절하려면 야당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대통령이 질책을 통해 ‘일하는 여당’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하며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야권은 국회 폭력을 야기한 대통령의 근본적인 책임에 초점을 맞추며, 방어막을 높게 쌓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폭력사태의 근원은 이 대통령이 27건의 ‘엠비 악법’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데서 출발했다”며 “발단을 제쳐둔 채 남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이성을 잃어버린 태도이고, 적반하장”이라고 공박했다. 그는 국회 폭력의 시시비비를 가릴 청문회 개최를 정부·여당에 거듭 제안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런 ‘공격’ 명령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박근혜계에선 냉소적 기류가 강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대통령이 그런 소회를 가질 수도 있지만,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국민 공감대 형성을 소홀히하면 안 된다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청와대에서) 자기들이 ‘강행처리’, ‘속도전’을 얘기하면서 (야당을) 자극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정서적 우군’이었던 자유선진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국회 파행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쟁점법안을 무리하게 연말까지 강행처리하겠다고 나섰던 한나라당과 행정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정말 염치도 분별도 없는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결국 키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쥐고 있는데, 김 의장은 이날 침묵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의장실 인사는 “대통령이 폭력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으로, 일리 있는 말이라고 본다”며 다른 언급을 삼갔다.

강희철 최혜정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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