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 내정 발표 전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두 개의 ‘감투’를 동시에 누렸다. 지난 해 5월부터 그는 통일부 정책자문위원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현 후보자는 통일부 정책자문회의 전체회의에는 한 차례도 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미래기획위원회 회의에는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5월14일 위원 위촉 뒤 세 차례 열린 전체회의와 다섯 차례 열린 분과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해 8월4일 방학을 맞아 아내, 딸과 함께 미국으로 나간 그는 7일로 잡혀 있던 통일정책자문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회의는 당시 큰 현안이던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나흘 뒤인 11일에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는 부랴부랴 귀국해 참석했다. 4일 출국했던 그는 10일 돌아와 회의에 참석한 뒤 13일 다시 미국으로 갔다. 당시 이 회의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이런 행적을 두고 민주당 당직자는 “염불은 뒷전이고 젯밥에만 신경쓴 셈”이라며 “통일부 장관을 시킬 게 아니라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보내야 적재적소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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