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민주당 적극적, 정부·한나라당 채택 동의 미지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 국회가 자신에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줄 것을 요청하면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한국 국회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줄 것을 공식 절차를 밟아 요청해 온다면 그때 가서 일정과 장소 등을 검토해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최근 기고문과 인터뷰 등을 통해 러시아가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그럴 경우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며, 천안함 침몰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밀주의는 베트남전쟁을 촉발한 통킹만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천안함 조사 결과는) 군사적인 이슈라기보다 정치적 현안이 돼 버렸다”며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레그 전 대사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선 민주당이 적극적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이 그레그 전 대사의 증인 채택에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그가 한국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전세계 이목이 국회로 쏠리면서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세계적 차원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그레그 전 대사의 잇딴 천안함 언급과 관련해 “그레그 전 대사가 CIA에도 근무했기 때문에 소스가 있겠지만 은퇴를 한 지 오래됐고 지금은 야인으로 있는데 어떤 근거를 갖고 그런 말을 했는지 의문이 있다”며 “그 분 말씀에 비중을 두는 기사도 봤지만 새로운 얘기가 아니고 그런 가설에 대해 정부가 설명을 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9∼11일 러시아를 방문해 야로슬라블에서 열리는 세계정책포럼에 참석하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 과정에서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천안함 조사 결과를 둘러싼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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