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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혈세 보태 원전수출 현실로

등록 2011-02-09 19:46

김용환 행장 “정부 보유주식 현물출자 요청”
수출입은행, UAE에 100억달러 대출 위해 증자 착수

수출입은행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100억달러(약 11조원)를 지원하려면 정부 예산으로 자본금을 대폭 늘려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건국 이래 최대 국외 프로젝트 수주’라고 정부가 자랑해온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이 국민 세금을 동원한 자금지원으로 추진되는 셈이어서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김용환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100억달러를 대출하게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본금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이 어려우니까 정부 보유 주식 등을 현물출자하는 방안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지금 법적으로 수출입은행 수권자본금이 8조원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것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은 6조원이며, 자기자본비율은 11.3%다. 자기자본비율 권고 기준인 8%를 유지하면서 이번 원전 사업에 10조원 이상을 대출해주려면 최소한 1조원가량의 증자가 필요하다. 김 행장은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 등 대형 국제 프로젝트를 수주하려면 트랙 레코드(수주 경험)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큰 파이낸싱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노하우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원전사업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역마진 우려에 대해 그는 “이제 부지 선정과 도로 건설 등을 하고 있는 상태라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약을 맺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리 가이드라인을 따르기 때문에 역마진이 날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행장의 이날 발언은 이번 원전 수출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라는 걸 사실상 시인한 꼴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거액의 초장기 대출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수출입은행의 원래 역할이 수출금융을 지원하는 기구인 것은 맞지만, 수주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떠안게 될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역마진이 날 우려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단순히 금리만 가지고 역마진 여부를 따질 수 없는 복잡한 비용 요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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