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장 사의 표명한 정운찬
청 “사표는 확실히 아니다”
청 “사표는 확실히 아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청와대의 대답’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 위원장은 22일 저녁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어젯밤에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 동반성장을 포함해 내 생각을 다 정리해서 냈다. 아주 긴 글이다”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청와대가 사의를 반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의를 표명했는데, 청와대에선 왜 안 했다고 하느냐”며 “내가 보낸 글의 내용을 보고 (청와대가) 대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의를 표명한 마당에 행사에 나가는 게 적절치 않다”며 23일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특별강연 등 동반성장위원장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정 위원장이 요구하는 ‘청와대의 대답’은 초과이익공유제 논란 등 자신이 “큰 장벽”이라고 표현했던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반성장위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위원장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인 셈이다. 그는 “(청와대 쪽의) 변화가 없는데 무슨 일을 하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 위원장이 흔들림 없이 계속 위원장직을 해나가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며, 이런 뜻이 정 위원장에게도 전해진 것으로 안다고 김희정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정 위원장이 ‘청와대의 대답’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를 맡아서 계속 해달라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라며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청와대 한쪽에선 이날 출간된 신정아씨 자전에세이 <4001>에 담긴 정 위원장 관련 내용이 거취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보고 주시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류를 좀 봐야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서한이 전달됐지만, 사표는 확실히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정 위원장이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전달한 문건이 편지 형식이었으며 사직서나 사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이 사퇴하더라도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반발해 뛰쳐나가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가 위원장직을 계속 맡아달라는 뜻을 전달한 이후에도 정 위원장이 ‘청와대의 대답’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지은 황준범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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