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비준 합의 ‘들끓는 야권’
원내대표 임기종료 앞두고 ‘김무성에 선물 주나’ 비판
민주 비주류 “추인 막을것” 진보정당 의원들 국회농성
원내대표 임기종료 앞두고 ‘김무성에 선물 주나’ 비판
민주 비주류 “추인 막을것” 진보정당 의원들 국회농성
민주당의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본회의 처리 합의 소식에 야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4·27 재보선 승리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한나라당과 손잡고 야 4당의 정책연대 합의를 깨버렸다는 게 민주당에 대한 진보정당 쪽의 비판이다.
비판의 화살은 합의를 주도한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쏟아지고 있다. 오는 7월1일 발효되는 협정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왜 그렇게 서두르느냐는 것이다. 특히 박 원내대표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 안건만을 처리하기 위해 4일 이른바 ‘원포인트 국회’를 열기로 한 것을 놓고, 임기 종료를 앞둔 두 원내대표가 가시적 성과물을 만들기 위해 짬짜미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박 원내대표가 김 원내대표 때문에 협상을 서둘렀다. 박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예산안 날치기 말고는 야당에 많은 협조를 해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6일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으로 김무성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동의안 처리’라는 선물을 안기려고 박 원내대표가 무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3일까지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장에서 정부 쪽 인사들에게 민주당 요구를 수용하라고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의외로 정부가 민주당 요구를 다 받아줬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느냐”며 “야권 정책연대 합의문을 어제야 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의 반발 수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흐름이다. 당장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 당내 비주류들이 일제히 비준안 처리 합의를 성토하고 나섰다. 두 최고위원은 3일 “정책연대 파기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당내 추인 절차가 남아 있으니 원점으로 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일 국회 본회의 처리에 앞서 열리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총에서 비준안 처리를 못 하도록 제동을 걸겠다는 얘기다.
진보정당의 반발도 거세다. 강기갑·조승수 의원 등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소속 의원 전원이 이날 국회 농성에 돌입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야권연대의 핵심은 정책연대인데, 이걸 버리고 어떻게 야권연대를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조승수 대표도 “여야가 합의한 영세상인 달래기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쪽에선 “민주당이 4·27 재보선 민심을 배반하고 죽는 길로 가고 있다”, “분당에서 이겼다고 벌써 오만해졌냐”, “배신자”라는 말들이 쏟아졌다.
이 사안은 견고한 정책적 동질성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적 연대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가치와 정책연대 없는 야권연대는 나눠먹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앞으로 야권통합 논의 과정에서 계속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손학규 대표 쪽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비준동의안 처리를 6월에 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을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은 “손 대표는 이번 사안이 야 4당 정책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협상할 때부터 우려를 많이 했다.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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