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삼화저축은행 인수 과정에서 현 정권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이웅렬 코오롱 회장, 신삼길(구속중)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이 만났던 강남의 한 식당 사진과 자리 배치도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석현 의원 국회서 주장
“이상득 측근 이웅렬 회장이
곽 위원장 등과 함께
삼화 위기때 신삼길 만나”
청와대쪽 “사실 아니다”
“이상득 측근 이웅렬 회장이
곽 위원장 등과 함께
삼화 위기때 신삼길 만나”
청와대쪽 “사실 아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2일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가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 현 정권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측근인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쿠다이닝’이란 퓨전 한식집에서 신삼길(구속중)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만났다”며 “삼화저축은행은 다음달인 2월18일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인수돼 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들 3명과 사업가인 이아무개씨,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2명 등 모두 6명이 만났다”며 음식점 사진과 자체 제작한 좌석 배치도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신삼길 회장과 절친한 이웅렬 회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구명로비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검찰이 파악하고 있느냐”며 이상득 의원 연루 의혹도 제기했다. 이 장관은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품이 들어가야지….”라고 답했다. 또 이 의원은 “영포목우회(영일·포항출신 공무원 친목단체) 창립회장이었던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2010년 봄 부산저축은행이 금감원과 감사원 조사를 받을 때 부산저축은행 쪽의 부탁을 받고 영포라인 인맥을 통한 로비로 사태를 무마했다는 정보도 있다”며 ‘영포 라인’을 거듭 거론했다.
이어 이 의원은 부산저축은행 관련 로비스트로 지목된 박태규씨(도피중)의 주선으로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이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구속중)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김양 부회장이 박태규씨를 보내 김두우 실장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박씨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김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 실장을 바꿔주자, 김 실장이 김 부회장에게 ‘얘기 잘 알았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검찰 조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검찰은 김양 부회장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왜 김두우 실장을 소환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박씨는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별보좌관,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과도 언론인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일 뿐 아니라, 박씨가 부산저축은행 일을 맡은 뒤에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귀남 장관은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검찰 수사중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진석 정무수석과 관련해 박지원 의원이 제기한 의혹들이 다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확인을 안 해봤지만 그 앞의 것들로 봐서 (곽승준 위원장 등 연루설도)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은진수 감사위원(구속중)이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데 대해 “결과적으로 불미한 사태가 생겨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그분이 책임감이 뛰어나고 정의감이 굉장히 강하다”고 두둔하는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의 야유를 받았다. 김 총리는 “잘못을 저지른 것은 용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분의 장점이 없어진 건 아니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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