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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인영, “야권 통합해야 정권교체…국민 요구 분출할 것”

등록 2011-08-01 21:19수정 2011-08-02 17:04

이인영 민주당 통합특위 위원장
이인영 민주당 통합특위 위원장
후보단일화는 한계있어…역사 가지고 도박 말자
진보정당에 최대한 양보…전략공천 충분히 보장
최고위원들 대통합 동의…당론화 급물살 탈 것
 이인영 민주당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은 “통합을 하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후보단일화로 승리할 수 있다는 건 지나친 낙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개인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로는 통합이 쉽지 않지만, (하나로 합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확실하고 강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움직이면 어찌될지 모른다고 했다. 통합으로 연합정당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확실하고 강력한 일대일 구도를 제시하면 한나라당 아성인 영남 지역에도 “10~15석의 ‘구멍’을 뚫을 수 있”는데, “확실한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 선거연합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은 역사를 가지고 도박하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통합의 당위를 이야기할 때는 ‘웅변’에 가깝게 목소리가 커졌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진보정당과 연대냐, 경쟁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말([<한겨레> 7월27일치 5면]에 대해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어떤 방식으로 힘을 합칠 때 한나라당과 가장 극명하게 경쟁할 수 있느냐는 얘기를 하는데, ‘너 나랑 싸울래’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지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를 향해 “지지자 정치에 갇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진보정당이 논의구조를 개방하고, 국민들 앞에서 왜 통합을 해야 하는지, 왜 통합이 안 되는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왜 통합을 해야 하나?

 “첫번째는 정권 교체의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연합공천 후보단일화는 불확실하다. 두번째는 ‘2013년 체제’에서 정책·수권세력·대한민국의 진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안정적 수권 구조, 정치 주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나?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로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걸 넘어서는 대의, 당위가 있다. 국민들의 요구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1차적으로 통합을 요구할 것이고, 그게 안 될 때 차선으로 후보단일화를 요구할 거다. 때가 되면 융기하듯 요동칠 것이다.”

 

 -통합의 일정과 경로는?

 “9월말 10월초까지 통합의 기본 윤곽이 잡히면 연내에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민주당도 그 윤곽이 잡혀야 통합전당대회를 할지 단독으로 당권 전당대회를 할지 결정된다. 내년을 생각하면 더 절박하다. 4월 총선, 5월말 국회 개원, 6월 원구성 등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민주당 대선 오픈프라이머리는 빨라야 7~8월, 후보 확정은 9월이다. 통합이 안 되면 10월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물리적 시간상 오픈프라이머리가 불가능하고 여론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 그건 너무 소극적 행위다.”

 

 -국민들의 요구가 통합을 ‘강제’할 거라는 얘기인데.

 “화산이 터질 때는 터지기 직전까지 잘 모르지만, 지표 깊은 곳에서 용암이 차오르고 있다. 1987년 이상으로 치고 올라올 것이다. 아이엠에프 이후 신자유주의 사회경제 모순의 심화, 그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삶의 요구, 거기에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 등이 격동하는 정세로 터져올라올 것이다. 87년에는 거리에서 항쟁으로 민주주의를 만들려고 했다면, 내년에는 투표로 할 것이다. 올해 반값등록금 요구가 내년 총선 투표로 이어질 것이다. 20대가 25%밖에 투표를 안 하는데, 50%가 나오면 25%는 반값등록금, 청년실업 때문에 나오는 거다.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 1천~2천표 당락이 왔다 갔다 하는 운명을 확 바꾼다. 투표를 하는데 강력하게 분명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단일정당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연합정당과 선거연합 후보단일화는 파괴력이 정말 다르다. 국민들 보기에도 선거연합 후보단일화는 질 것 같으니까 힘 합치는 걸로 생각하지만, 연합정당은 정당 문화의 천지개벽으로 생각한다. 범보수 대 범진보로 일대일로 정치지형을 확 바꾸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더 적극적으로 투표할 것이다. 진보정당의 활동가 중심으로 이 문제를 논의하지 말고, 국민들 눈 높이에서 봐야 한다.”

 

 -선거연합 후보단일화로는 왜 불확실한가?

 “4·27 재보궐을 치르고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다. 후보단일화를 하면, 이겨도 51대49, 져도 49대51이다. 후보단일화 효과가 그렇게 수렴되고 고착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내년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움직인다. 그동안 재보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혼자 심판받게 내버려뒀던 것과 다르다. 내년에도 후보단일화 하면 이긴다는 건 지나친 낙관이다. 과반수 이상 확실하게, 영남에서도 10~15석을 얻어 구멍을 확 뚫는 형태로 승리해야 하는데, 연합공천 후보단일화라는 ‘최소한의 싸움’을 해서는 그렇지 못할 거다. 충청도도 박근혜가 움직이면 뚫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승리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길(통합)로 가자는 거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모두 민주당과 통합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민주당이 양보할 수 있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실제로 논의가 시작되면 우리가 양보하거나 기득권을 내려놓을 최대치를 할 것이다. 이미 지난 4·27 재보선 때 보여준 게 있지 않나.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건 최대한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 김해을에서 우리가 질 거라고 생각했는데도, 참여당과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받아들였다. 지더라도 후보단일화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보지 않고 민주당이 진정성 없다고 하면, 진보정당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다.

 정파등록제를 통해 정파의 독자성을 보장하겠다. 더 나아가 준교섭단체까지 보장하겠다. 독자적인 정당으로 있는 것보다 정체성의 부분적 훼손이 있는 건 사실이겠지만, 연합정당으로 함께 나아가면 진보정당이 추구하는 진보적 인사의 정치 진출이 2배 이상 많아질 거다. 지역구 경선에서 경쟁력 있는 분들은 후보가 될 거다. 연합공천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당대당 경선룰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더 많이 될 거다. 비례에서도 더 많은 몫이 할당될 거다. 그래도 모자라면 30% 전략공천으로 더 보장할 수도 있다. 실리적으로 확실하게 2배 이상의 효과가 있을 거다. 또, 함께하면 더 크게 이기는 것을 넘어서서 승리의 성격 규정이 바뀔 것이다. 야권이 연합해서 이긴 게 아니라 범진보 야권이 승리한 거다. 역사적으로는 진보가 승리하는 걸로 나올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로 갈 수 있는 대문을 여는 걸로 나올 것이다. 선거 이겼다 정도가 아니라 질적인 승리로 바뀐다.”

 

 -진보정당들은 정책·노선 차이는 좁히더라도, 당원 구조가 전혀 달라서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한다.

 “민주당의 전근대적 당원 구조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다. 그러나 현대 정당의 조직 노선에서 당원 구조가 당원 중심이냐, 지지자 유권자 중심이냐는 것은 정당한 이론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걸 무시한 채) 민주당을 매도할 일이 아니다. 민주당이야말로 오픈프라이머리 구조를 갖고 있는 정당이다. 개방적 구조를 통해 유권자들이 당 후보를 선택하는 힘을 만들고 있다. 진보정당은 오히려 이런 건 안 하잖나? 충분히 논의해서 정리하면 될 문제다.

 이념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도 쉽게 하면 안 된다. 진보정당은 이념적으로는 온건사민주의다. 민주당이 가고 있는 사회적 자유주의와 근접하고 있다고 본다. 충분히 공존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고, 연합정당으로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본다. 막연한 빅 텐트, 막연한 통합정당이 아니다. 내부에 충분히 일정한 이념에 근거한 정치노선과 정책방향을 잡을 수 있다. 너무 교조적으로 볼 건 아니다.”

 

 -민주당 내에는 통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연대하자는 얘기도 적지 않다. 통합론을 당론화할 수 있나?

 “그럴 수 있다. 그런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굉장히 빠르게 당론화할 수 있다.”

 

 -당 논의가 늦어지고 있는데.

 “당론 확인 절차를 안 하고 있을 뿐이지, 적어도 최고위원회에서는 대통합에 대해 9명 전원이 동의한다.”

 

 -진보정당에선 통합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나오라고 하지 않나?

 “제가 진보정당한테 연애하자고 세레나데 부르는 거 아니다. 역사 가지고 도박하지 말자는 거다. 불확실한 거 가지고 역사를 대비하지 말자는 거다. 확실하게 역사를 대비하고 헤쳐나가자는 거다. 역사를 얘기하는데, 자꾸 세레나데처럼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덜 진지해 보인다. 물론 민주당 안에 통합이든 선거연합이든 내 지역을 내놓기 싫다는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가 있다. 꼭 나쁜 것만도 아니고, 정치 현실 속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소극적인 사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당 전체가 대의로 통합을 이야기하는 데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론화하면 금방 대세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진보정당보다는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통합이 안 되면, 연대도 안 하나?

 “통합이 안 될 일은 없다. 어떤 형태든 통합은 일어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그에 대비하지 않고 통합을 내지를만큼 저도 아마추어는 아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민주당이 연대냐 경쟁이냐를 선택하라고 했다.

 “너무 까칠한 표현이다. 연대냐 경쟁이냐, 이렇게 단순하게 질문하면 안 된다.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건,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경쟁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힘을 합칠 때 한나라당과 가장 극명하게 경쟁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그런데 ‘너 나하고 싸울래’라는 것은 올바른 선택지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자기 지지자 정치에 갇혔다고 본다.”

 

 -정세균 최고위원이 주장하는 친노그룹 등과의 ‘선통합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아직 시간이 더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통합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분열을 고정화시킬 필요는 없다. ”

 

 -호수 위 백조는 발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는데, 진보정당과 통합 논의 가운데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어느 정도인가?

 “집단적인 노력으로까진 되지 않았지만, 꽤 개별적으로 깊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움직이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마치 민주당과 교감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거나, 민주당의 외연 확장 대상이 되는 것처럼 보이면 입지가 어려워질까봐 얘기 안 하고 참고 있다.”

 

 -진보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데, 그게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리나?

 “진보정당들이 일차적으로 시한을 설정했던 6월까지는 굉장히 정중하게 기다렸지만, 지금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그분들 잘 되길 바라고, 잘 되면 거기에 머물지 말고 더 국민 쪽으로 문을 열고 대통합의 길로 나오라는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통합할 수 있다면 일거에 논의하자고 이야기한 것이다. 논의 구조를 개방하고, 국민들 앞에서 왜 통합하자는 건지, 왜 통합이 안 되는지를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야권통합 논의에 안 보인다.

 “손 대표가 다른 야당 대표를 만나서 진지하게 이야기했나 안 했나를 진보정당 쪽에 서서 자꾸 얘기하는데, 이 통합 관련한 디자인과 설계는 제가 한다. 손 대표는 선장이고, 항해사는 저다. 선장이 동의했기 때문에 제가 이 방향으로 디자인하고 설계해서 항해하는 거다. 다른 당에서 입장을 갖고 나온다면 우리도 선장이 나간다. 그러나 통합할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 선장 나오라고 하면 어떻게 나가나?”

 

 -정책연대 논의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다른 야당들은 민주당이 국회에서, 또는 한진중공업 같은 현장에서 확실하게 공조하지 않으면서 자꾸 통합하자고 얘기한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이 이전 시기에 비해 지금 연대나 공조를 많이 하는지 덜하는지 돌이켜봤으면 좋겠다. 정당하지 않은 비판이다. 며느리 미우면 버선코만 봐도 밉다고….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문제나 한국방송(KBS) 수신료 인상안 문제를 대하며 ‘내 이럴 줄 알았다’고 하는 게 연대의 자세인지, 민주당이 그나마 원위치해서 다행이라고 하는 게 연대의 자세인지 생각해보라. 예전 같으면 민주당은 그냥 처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에프티에이 문제에서는 우리가 유턴을 했고, 케이비에스 수신료 문제도 빨리 정리했다. 너무 단순하게 자기 눈높이에서 연대 공조가 미흡하다고 하면 안 된다. 민주당도 진보 가치 중심으로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는 일을 상당히 진척했다.”

이지은 김외현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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