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단식농성 노회찬·심상정 방문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운데줄 왼쪽부터),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오른쪽 둘째)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을 방문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야당 대표들의 단식 중단 요청을 완곡히 거절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긴급한 노동현안 대처” 정책협의회 구성키로
조남호 청문회 개최 노력…야권연대 시험대
조남호 청문회 개최 노력…야권연대 시험대
다섯 야당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 전면 공조에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5당 대표는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열고 이렇게 합의했다. 야5당 대표들은 합의문에서 “85호 크레인 위에서 200일 넘게 농성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비롯한 해고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한진중공업 문제 등 긴급 노동현안을 해결할 것을 이 자리를 통해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국회 청문회에 출석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청문회의 조속한 개최를 요구했다. 회사 지분 문제와 세금 탈루 등 조 회장을 둘러싼 5대 의혹을 규명하는 데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야권에서는 한진중 문제를 야권연대의 ‘시금석’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장 뜨겁고 시급한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노동 문제, ‘희망버스’의 요구에 대한 책임과 역량을 검증할 시험대라는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야5당은 그동안 부자 감세, 언론악법, 4대강에 공동으로 맞서며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신뢰의 연대, 정책연대를 했고 성과도 많았다”며 “민주당은 희망버스의 열정을 국회로 가져와 풀겠다. 야5당이 힘을 모아 함께 풀자”고 말했다.
야5당의 ‘한진중 연대’가 야권연대의 ‘디딤돌’이 되려면, 좀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공조 방안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적지 않다. 22일째 단식중인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이날 단식 중단을 요청하러 서울 대한문 농성장을 찾은 야5당 대표들에게 “야당들이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는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것 아닌가”라며 “국민들은 뭔가 새로운 처방, 비상한 대응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야당들은 민주당이 오는 20~21일로 예정된 ‘희망시국대회’(가칭)에 전당적 차원에서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정책’을 규탄하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록 강력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화를 통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 대표도 한진중 사쪽을 설득·압박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노력하고 있다”며 “시국대회 참여는 필요하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5당이 정책협의회 구성에 합의하면서, 정책을 고리로 자연스럽게 총선·대선 때 연합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정책협의회를 통해 정책연대의 성과가 쌓이면 총선에서 선거연대의 동력을 만드는 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김외현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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