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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노당 최규엽 서울시장 후보 “민주당은 ‘복지 초보당’”

등록 2011-09-30 15:23

최규엽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대방동 새세상연구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최규엽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대방동 새세상연구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통합경선에 나선 민주노동당의 최규엽 후보는 ‘서민특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불거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제2차 복지전쟁’으로, 민주노동당 초대 정책위의장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입안한 경험을 갖고 있는 자신이 최적임자라는 것이다.

 최 후보는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한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은 보편적 복지의 원조당이고, 민주당은 초보당”이라고 말했다. 시민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선 “보편적 복지를 위해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재벌들에게 돈을 잘 걷어서 선행한 것 같은데, 그것이 보편적 복지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국민들, 서울시민들은 메시아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안철수 현상이다. 1998년 국가 부도 이후 대한민국은 1% 재벌과 특권층 공화국으로 변했다. 서민들이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수출 대기업은 돈이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데, 중소상공인은 단가 후려치기, 어음 남발로 힘들고, 자영업자들은 대기업들의 대형 슈퍼마켓 등 사업 진출로 너무 힘들고, 서울시민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봉급생활자, 노동자들은 해고 위협에 비정규직 설움으로 날마다 한숨 속에 산다. 대한민국 정당들이 진정으로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 정당이 집권한 적도 없다. 진보정당들이 있지만, 아직은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정당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저는 서민과 함께 생사고락하고, 서민을 위해 살아 왔고, 서민들의 힘을 믿고 살아 왔다. 제 자신이 서민이다. 지금도 서울에서 서민이 가장 많이 사는 금천구 시흥3동 엘리베이터 없는 연립주택 4층에 살고 있다. 서민들의 힘을 믿고 서민들과 함께 정치를 하고자, 서민특별시를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제가 메시아는 아니지만, 서민들에게 희망 줄 수 있는 서울시장이 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나왔다.”

  -서민들을 위한 정책 공약은 무엇인가?

 “오세훈 전 시장이 권력욕에 사로잡혀 아이들 먹는 걸 가지고 주민투표를 해 180억원이 들었고, 두 달 만에 보궐선거를 하게 돼 300억원 또 든다. 친환경 무상급식하기 위해 당장 서울시가 내줄 돈이 700억원이다. 이런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 저는 민주노동당 초대 정책위의장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제일 먼저 제안했고, 금천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만들기 위해 6천명 서명을 받은 경험도 있다. 정책을 입안하고 몸으로 실천한 민주노동당 후보가 무상급식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보편적 복지를 수행하는 데 적임자다. 민주노동당은 보편적 복지의 원조당이다. 민주당은 초보당이다. 박원순 변호사는 보편적 복지를 위해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재벌들에게 돈을 잘 걷어서 선행한 것 같은데, 그것이 보편적 복지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또, 서울시민 대다수인 봉급생활자와 노동자가 행복해야 서울이 행복하다. 서울시 산하 기관 비정규직을 철폐하겠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해 일자리를 만들겠다. 특히 서울시 산하 기관의 노동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만들겠다. 중소기업이 잘돼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권익을 주로 주장했는데, 중소기업이 잘 돼야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되고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는 걸 깨달았다. 노동자 시장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시장도 같이 하겠다. 자영업자들이 대기업들의 대형 슈퍼마켓 때문에 고생이 많은데, 시장의 조정 권한을 활용해 직권으로 입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에 대한 도전으로 생긴 선거이기 때문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2라운드 게임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못 이기면 아이들이 눈칫밥 먹는 신세가 된다. 무상급식은 보편적 복지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이걸 해내지 않으면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기 어렵게 된다. 두 번째는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 아이들 먹는 걸로 정치 놀음을 했다. 특히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성전’이라고 했다. 이를 심판하고,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로 나아가야 한다.”

  -시민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은데, 민주노동당도 이런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아닌가?

 “박 변호사는 5% 지지율일 때 안철수 교수가 ‘패스’해줘서 현재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박 변호사가 저한테 ‘패스’해줬으면 좋겠다.(웃음) 지금 문제의 본질은 서민들이 먹고 살기 어렵고 희망이 없다는 거다. 물에 빠진 분들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메시아를 기다리는 거다. 현재 정당들이 서민을 위해 제대로 해준 게 없고, 민주노동당도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지만 힘이 없다는 핑계로 제대로 한 게 없다. 제가 당선되면 단순히 민주노동당 후보가 아니다. (범야권단일후보라는 뜻). 누가 야권단일후보가 되더라도 당선될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의 한계만 너무 보지 말고 전체를 봐 달라. 진보 정당들은 통 크게 단결할 줄 모르는 데,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진보대통합을 이뤄냈으면 시민들에게 훨씬 희망을 주면서 선거운동을 할텐데 너무 아쉽다. 제가 당선되면 진보세력이 큰 틀에서 단결할 수 있도록 큰 정치를 해보겠다. 진보정당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서울시에 ‘사회복지부시장’을 두자고 제안했는데.

 “정무부시장이 주로 하는 역할이 의회나 당과 조정하는 정무적 역할인데, 복지 문제와 거버넌스를 총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술만 먹고 다니지 말고. (웃음) 제가 할 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공동정부를 어떤 식으로 할 수 있다고 보나?

 “정무부시장을 당선자와 다른 당 소속이 하면 좋을 것 같고, 야권 정책합의문을 실현하기 위해 ‘비정규직 철폐 특별 본부’와 같이 다양한 기구를 구성하면 좋을 것이다.”

  -야권 통합경선을 통해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단일후보가 될 경우 당적을 갖는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노동당에 입당하는 게 좋다.(웃음) 일본이나 유럽에는 무소속 시장도 많다. 그런데 무소속이 일시적으로 잘 하더라도, 일상적인 형태가 되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당정치가 살아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잘 고려해서 결정하시겠죠. 무소속으로 당선돼 진보진영 대통합에 함께 참여해도 좋을 것이다.”

  -진보대통합이 무산됐는데?

 “진보대통합은 현재 실패했다. 진보신당과도 실패하고 참여당과도 실패했다. 빨리 추슬러야 한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진보진영이 뭉쳐서 다시 한 번 대통합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진보통합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서클주의’다. 서클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을 보고 있다. 크게 단결하는 정치력이 없다. 고통당하는 서민을 생각하면 무조건 통합해야 한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서클주의의 핵심은 전체 조직의 발전보다는 자기 이해관계를 우선하고, 그 안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타협이나 조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통합의 장애가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나 마찬가지고, 통합에 찬성했거나 반대했거나 마찬가지다. ”

  -야권대통합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현재 진보세력은 분열되고 있고, 또 다른 정치세력으로 시민정치가 등장했는데, 지금도 그런 입장인가?

 =그렇다. 민주당은 아직 진보정당이 아니다. 모두 다 합치는 것에 반대한다. 가치와 정책이 같이 하기엔 아직 다르고, 당의 운영구조나 역사가 너무나 다르다. 이런 게 변화되지 않고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본인의 약점은 무엇인가?

 =솔직히 민주노동당 소속이라는 게 약점이다. 그럼에도 저는 민주노동당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오해도 있고 한계도 있지만…. 행정 경험이나 의정 경험이 없는 게 약점이지만, 그건 박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

 

글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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