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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선거필승’ 공식 깨져
당 재편 조기등판 할지 고심

등록 2011-10-26 23:14수정 2011-10-27 01:14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 전 대표의 앞날은
내부서도 “가볍게 생각못해”
대선주자 위상은 변함없어
여권 재편 중심에 설수도
“박근혜 대세론이 위기를 맞은 것은 확실하다.”

10·26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6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서슴없이 ‘박근혜 위기론’을 거론했다. 그는 “이런 흐름을 한때의 변덕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잘못 대응하면 박 전 대표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박근혜 위기론은 지난달 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뒤에 그의 위상은 단번에 대선주자급으로 바뀌었으며, 각종 여론조사의 가상대결에서 박 전 대표와 어금버금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이런 흐름을 되돌리기는커녕 당분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표가 서울 구석구석을 돌면서 유세에 나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에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안철수 원장이 미는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총력전을 펼친 박 전 대표와 달리 안 원장은 단 한 차례 박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 가볍게 지지를 표명했을 뿐이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전 대표의 명성에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흔들림은 있을지라도 여권의 유일한 대선주자라는 위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선 영남과 충청권 등 8곳의 기초단체장 선거는 초반의 불리함을 뒤집고 한나라당이 모두 이겼다”며 “박근혜의 힘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박근혜=무적함대’라는 생각은 흔들리겠지만 보수진영에 다른 대안이 없기에 박 전 대표 중심으로 여권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 운영의 중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야권의 재편 등 정치권 상황을 관망하면서 조심스럽게 행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며칠 전 나 후보 사무실을 찾아가 정책수첩을 전한 것은 그가 평소 강조하던 신뢰 정치를 상징하는 것으로,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최근 수첩공주를 캐릭터로 하는 페이스북 계좌(www.facebook.com/#!/parkgeunhye.kr)를 개설한 것도 신뢰를 매개로 대중과의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안철수 원장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다른 측근 의원은 “그동안 내년 대선에서 겨뤄야 할 야권의 상대가 안 보여 힘들었는데 안철수라는 상대가 조기에 떠올라 편해진 면이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는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데 박 전 대표의 성격상 야권의 흐름, 특히 안 원장의 움직임을 보면서 수동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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