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반란 ‘2030 세대’ 생생토크
SNS로 소통하는 그들
정치참여 주력 부대로
SNS로 소통하는 그들
정치참여 주력 부대로
강아무개(30·프리랜서) 모두 투표는 했나? 설마 안 한 사람은 없겠지?
양아무개(34·회사원) 회사 끝나고 하느라 죽는 줄. ㅠ.ㅠ 부장이 자꾸 야근시키려는 수작을….
이아무개(28·취업준비생) 난 솔직히 원순씨 때문보다는 한나라당 싫어 뽑았지. 원순씨가 솔직 검증된 건 별로 없지 않나.
오아무개(32·회사원) 나경원이 싫어서 뽑은 것도 있지 않나? 나도 여자지만 솔직히 1억 피부과 빵!!! 어이없음.
이 오세훈이 싫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안했는데 나경원 뽑으면 자가당착 아닌가?
양 난 안철수 영향도 있는 거 같아. 편지 감동적. 안철수는 대선 나오려나? 나왔으면.
오 난 안 나왔음 해. 안철수 덕 봤다는 건 인정. 안철수에 대한 좋은 감정이 박원순에게도 이입된 거.
강 나도 안철수 팬임. 근데 대선 나오는 건 찬성 안 해. 공격당하고 상처 입을 안철수 ㅠ.ㅠ
양 시민단체가 계속 선거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좀 있어. 개나 소나 하면 소는 누가 키워. 강 박변(박원순)이 시민운동에 평생을 쏟은 거 점수 많이 땄겠지. 그리고 그 허술한 외모 ㅎㅎ. 이 원순씨 잘할까? 난 제발 취업 좀 쉽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양 제발 쓸데없는 사업 좀 하지 말길. 한강르네상스인지 뭔지 그거 안하기를. 사회복지에 팡팡 투자. 그 돈으로 실업률 낮추고 육아시설에 투자하시라는 말씀이지. 이 공공요금 인하! 제발! 백수는 돈이 없어. 오 잘하기 바라는데 못하면 다음번 총선엔 한나라당 대거 당선? 양 난 이게 대선까지 이어지기 바란다~.
2030세대가 정치권 변화의 주력 부대로 등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든 건 20~30대 유권자들의 ‘몰표’였다. 이들은 왜 투표장으로 향했을까?
이날 서울시내 곳곳에서 만난 20·30대 가운데에는 반한나라당 정서를 내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종로5가 김치찌개 집에서 만난 한성민(30·강서구)씨는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대선에 반드시 영향을 끼칠 텐데, 한나라당이 안 되게 하려면 박원순이 돼야 했다”고 말했다. ‘1억원 피부클리닉’에 대한 얘기도 많았다.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만난 김아무개(24·경제학과)씨는 “나경원이 주유비를 2년 동안 5000만원 넘게 썼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피부과도 마찬가지”라며 “결국 대한민국 소수 중의 소수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김소연(28·서울 마포구)씨는 “안철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나경원을 찍었겠느냐”며 “안철수는 확실히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대선에 나오면 찍겠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았다. 반면, 진보정당 지지자라고 밝힌 서원영(22·대학생)씨는 “박원순 후보가 진보단일화의 대표성을 가진 후보라서 찍었다. 안철수 지지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아름다운재단 같은 시민단체를 성장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서울시를 바람직하게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다”(정찬만·33·유통업)는 얘기도 나왔다.
살인적 등록금·청년실업에 ‘좌절’…2030 저항의식 키워
2030세대가 이처럼 정치적 의사 표시에 적극적으로 탈바꿈한 이유는 뭘까. ‘486세대’인 40대의 진보성이 80년대 민주화운동의 경험에서 비롯됐다면, 2030세대는 구제금융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와 양극화를 겪으면서 생존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세대가 지배한다>의 저자 유창오씨는 “최근의 세대 구도는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정서적 차이에서 비롯된 과거의 세대 갈등 구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이제 세대는 계급”이라고 말했다. ‘20 대 80’도 모자라 ‘1 대 99’까지 양극화된 사회에서 살인적 등록금, 청년 실업, 전세대란 등을 체험하며 저항 의식을 키워가고 있다는 얘기다. 박중호(31·회사원)씨는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하면서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중산층이 사라졌다”며 “이번 투표할 때는 한나라당이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제일 컸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소통 수단으로 세대 정체성과 함께 정치참여 의식을 형성해 가고 있다. 대학생 임아무개(29)씨는 “에스엔에스가 일종의 선동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아무개(24·대학생)씨는 “친구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에 ‘투표하자’는 문구가 많이 달려 있더라”며 “그동안 정치는 국회에서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등록금이나 취업 등 불만이 많아지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관위 제재를 조롱하는 재치 있는 투표인증샷 놀이나 카카오톡 대화에서 보듯, 발랄한 방식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것도 이들 세대의 특성이다.
2030세대의 정치 참여 의지는 실제 투표율 상승과 야권 후보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자신들이 처한 현실도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투표장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대는 민주당 후보에 60% 안팎의 지지를 보냈고, 지난 4·27 경기 성남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20대의 58.2%, 30대의 72%가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20대 69.3%, 30대 75.8%까지 치솟았다.
정치권도 이런 세대 변화에 주목하면서 정당정치 위기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창오씨는 “2030세대가 안철수 원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들의 변화무쌍한 정치적 성향에 들어맞고,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채워줄 수 있는 세력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한국 정치제도가 양당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민주진보진영이 하나로 수렴돼야 이들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내년 큰 선거를 앞두고, 모든 정치 세력은 젊은층을 위한 복지정책과 생활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정당들로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유선희 이승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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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시민단체가 계속 선거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좀 있어. 개나 소나 하면 소는 누가 키워. 강 박변(박원순)이 시민운동에 평생을 쏟은 거 점수 많이 땄겠지. 그리고 그 허술한 외모 ㅎㅎ. 이 원순씨 잘할까? 난 제발 취업 좀 쉽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양 제발 쓸데없는 사업 좀 하지 말길. 한강르네상스인지 뭔지 그거 안하기를. 사회복지에 팡팡 투자. 그 돈으로 실업률 낮추고 육아시설에 투자하시라는 말씀이지. 이 공공요금 인하! 제발! 백수는 돈이 없어. 오 잘하기 바라는데 못하면 다음번 총선엔 한나라당 대거 당선? 양 난 이게 대선까지 이어지기 바란다~.
지하철 첫 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첫 출근길에 오르며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시장 등을 새로 뽑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6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2동 제3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려 투표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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