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정권 퇴진’을 외치는 촛불이 23일 서울 도심에서 타올랐다.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 5당과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시민 1만여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5000명)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여, 전날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동의안 철폐를 촉구했다. 집회 뒤 거리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전날에 이어 또다시 물대포를 발사해 시위대와 충돌했고, 집회 참가자 13명이 연행됐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한-미 에프티에이 발효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며 “대통령에게 협정문에 서명하지 말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민주당 전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도 연설 무대에 올랐다.
앞서 야 5당과 범국본은 한-미 에프티에이 공동대응을 위한 연석회의를 꾸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원외투쟁에 나섰으며, 한-미 에프티에이 무효화투쟁위원회(위원장 정동영 최고위원)를 꾸렸다. 민노당도 이날 최고위원, 의원단 연석회의를 열고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 원천 무효와 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주말인 26일에도 대규모 장외집회를 서울광장 등 전국에서 열기로 했다.
이태희 박현정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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