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공동기획
눈높이 정책검증
① 대학생들이 본 청년대책
눈높이 정책검증
① 대학생들이 본 청년대책
“창업해도 한번 실패하면 끝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내놔” 민주당 대기업 의무고용제
“40~50대 내보내자는건가
기성세대와 갈등만 빚을것” “대기업·공기업 청년 일자리 늘리겠다는데, 내용은 의무 할당제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닌가?”, “주거 대책도 정부와 대학, 임대인의 공조가 필요한데, 정치권은 ‘이렇게 하겠다’며 막무가내인 느낌이다. 무성의해 보인다.” <한겨레>가 4·11 총선을 앞두고 준비한 ‘눈높이 정책검증’ 첫 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각 정당의 대학생·청년 정책에 대해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실제 경험을 들어가며 실현 가능성을 깐깐하게 따졌다. 지난달 29일 심층그룹토론(FGD) 방식으로 진행된 좌담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청년 취업 대책과 대학생 주거 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이 ‘스펙초월 청년취업센터’를 만들어 대학생들의 취업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대학생들은 “대학 교육에 옥상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연석(25)씨는 “대학 4년도 인정 안 하는데 기업들이 6개월 교육을 인정해 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은환(25)씨도 “차라리 그런 교육을 대학에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벤처창업 지원 대책에 대해 이종우(22)씨는 “누구나 창업을 꿈꾸지만, 우리나라에선 한 번 실패하면 끝이고 패자부활전이 없다”며 “뭐가 진짜 문제인지 모르고 내놓은 공약”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의 대기업 3% 추가고용의무 할당제에도 비판이 집중됐다. 기업 일자리는 뻔한데, 표를 의식한 공약이라는 지적이다. 문성기(22)씨는 “청년 고용 늘리겠다고 다른 40~50대 장년층들을 내보내자는 건가? 기성세대와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삼영(26)씨도 “기업들의 고용 없는 성장이 문제라고 하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어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기은환씨는 군 전역자들에게 630만원씩 사회복귀지원금을 주겠다는 민주당의 공약에 대해 “여성이나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배려 없이 이런 공약을 내놓은 것 자체가 굉장히 무식한 방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각 당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기숙사 증축’ 및 ‘대학생 전세자금 지원’ 등은 급조되거나 재탕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대학들은 민자유치를 통해 비싼 기숙사를 쏟아내고 있고, 지원받을 수 있는 전셋집은 구하기도 힘든데, 정작 대책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세밀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현실적인 정책이 나오려면 청년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은환씨는 “각 정당이 청년 정치인을 간택하듯 모셔가는 게 아니라, 평소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다양한 통로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아프니까 청춘이라는데, 너무 아프기만 한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박연석씨는 “20대 절반이 투표하면 반값 등록금이 되고, 다 투표하면 공짜가 된다는 김제동씨의 말에 공감한다”며 “이런 고민 때문에 저도 최근 청년정치단체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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