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지역구에서는 소형아파트 전세
4·11 총선에서 인천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인천이 아닌 서울 강남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울에서 주로 지내는 ‘서울 사람’들이 인천에서 출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부 후보는 재산 증식과정이 석연치 않아, 후보들끼리의 공방도 뜨거워지고 있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들의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인천 출마 후보 상당수가 서울 강남과 목동 등에 아파트나 빌딩을 2~4채씩 소유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소형 아파트 전세살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에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후보는 인천 서구·강화을에 출마한 안덕수 새누리당 후보다. 농림부 차관 출신으로 강화군수를 지낸 안 후보는 서울 강남에 자신 명의의 빌딩과 빌라, 부인 명의의 빌딩, 장남 명의의 아파트까지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다. 안 후보는 강남구 논현동 연면적 1453㎡ 빌딩(감정평가액 33억3000만원)과 도곡동 아파트(244㎡·24억800만원)을 갖고 있고, 같은 도곡동에 2억원짜리 아파트(112㎡) 전세권도 소유하고 있다. 그는 부인 명의로도 논현동에 13억1124만원 상당의 건물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딸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뒤 재벌가 출신 부인과 재혼해 225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새누리당 윤상현(남구을) 후보도 서울 강남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빌딩 등을 보유한 ‘강남 부동산 부자’다. 그는 개포동에 분양면적 143㎡인 중대형 평형 아파트(10억2400만원)을 소유하고 있고, 삼성동 봉은사 근처 오피스텔(65.6㎡·9520만원)과 역삼동에 14억7000만원 상당의 부인 명의 건물을 갖고 있다.
대한제분 사장 출신인 새누리당 박상은 (중·동·옹진) 후보도 강남구 청담동에 감정가 8억7200만원 상당의 연립주택(180㎡)을 자신의 명의로 갖고 있고, 부인 명의로 신사동에 감정가 26억3000만원짜리 빌딩 사무실도 갖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동구 송현동에는 소형 아파트(84.51㎡)의 전세보증금 1억원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새누리당 황우여(연수구) 후보도 강남구 도산대로 옆에 14억4000만원짜리 상가를 갖고 있고,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이윤성(남동갑) 후보도 강남 일원동에 5억9009만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
이밖에 홍일표(남구갑) 새누리당 후보는 양천구 목동에 7억1200만원짜리 95.27㎡ 크기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정작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남구 주안6동에서는 84.58㎡ 크기의 아파트(전세보증금 1억6000만원)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고, 이상권(계양을) 새누리당 후보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배우자 명의로 175.8㎡ 규모의 10억4800만원짜리 대형 아파트를 갖고 있다는 신고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소속 중에선 문병호(부평갑) 후보가 유일하게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자신 명의로 반포동과 여의도동에 4억4800만원, 8억4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가졌고 역삼동에는 부인 명의의 감정가 1억4400만원, 2억3000만원짜리 상가 두 채를 갖고 있다.
해당 후보들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구입한 아파트 등 부동산을 미처 처분하지 못했거나 재테크 차원에서 투자한 부동산 등으로 현재는 인천에서 살고 있으므로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주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 후보들이 실제 생활은 강남 등 서울에서 하는 서울 사람들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어, 이 문제가 선거 막판까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남구 관교동 주민 이아무개(43)씨는 “재산이 많은 것까지는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지역에는 전세나 소형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울 강남 등에 고급아파트 몇 채씩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사람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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