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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전국최악 투표율 부산2030, 이번에는?

등록 2012-04-09 20:50수정 2012-04-09 22:42

문재인 민주통합당 부산 사상 지역구 후보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열린 장향숙 민주통합당 부산 금정 지역구 후보 지지유세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부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문재인 민주통합당 부산 사상 지역구 후보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열린 장향숙 민주통합당 부산 금정 지역구 후보 지지유세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부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국평균보다 무관심했던
‘부산 2030세대’ 변화 조짐
“이번엔 결과 뻔하지않아…분위기 다르다”
 9일 낮 12시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앞. 주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장향숙 후보의 공동유세가 시작될 즈음 <나는 꼼수다> 멤버인 김어준·주진우씨, 도종환 시인(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국무총리실 불법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등이 나타나자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싸인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공동유세가 끝난 뒤 교문 한 켠에 만들어진 간이 무대에서 탁현민씨의 사회로 진행된 ‘나꼼수’ 특별콘서트가 이어지는 동안 100여명의 학생들은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이 행사는 부산의 도심 이곳저곳으로 옮겨가며 이어졌다.

 전날 오후 2시에는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가 사직야구장에서 시작해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번화가를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녔다. 얼굴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고 하면 “투표에 적극 참여해 부산에서 일당 독점 체제를 바꿔보자”고 호소했다. 부산대 앞 나꼼수 콘서트에서 만난 이승재(47)씨는 “야당이 선거운동답게 하는 것도 처음이고 유명인사들이 부산에 내려와 참신한 방식으로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처음 본다”며 “부산이 낯선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의 낯선 경험은 이 뿐 아니다.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야도’(野都)였던 부산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주자유당에서 신한국당으로, 한나라당으로, 새누리당으로 이름이 바뀌어도 변치 않던 여권의 아성이었다. 1992년 14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 다섯번의 선거에서 야권 성향의 인사가 당선된 사례는 민주당 재선의원인 조경태 후보(사하을)가 유일했다. 공고한 일당 독점 정치체제는 부산지역 2030세대들의 투표율 저하로 이어졌다.

 2002년 대선 당시 부산의 20·30세대의 투표율은 각각 57.3%, 65.7%로 전국 20·30세대 투표율(56.5%, 67.4%)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2008년 총선 2030세대의 투표율은 26.5%와 30.4%로 전국 2030 평균 투표율(28.1%, 35.5%)로 떨어지더니, 가장 최근 열린 전국단위 선거인 2010년 지방선거 때는 그 격차가 최대 16% 포인트까지 벌어졌다(부산 2030 투표율 37.1%·38.9%, 전국 평균 41.1%·46.2%). “투표 불참자의 규모는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치적 대안이 억압되어 있는 크기를 말해주는 지표”라는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슈나이더의 학설과 무관치 않다.

 그런데 야권의 대선주자 문재인(사상) 후보,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영화배우 출신 문성근 후보(북강서을), 상대적으로 당선가능성이 높은 서울 지역구를 떠나 고향을 선택한 김영춘 후보(부산진갑) 등 민주당의 주요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과 접전을 펼치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 후보의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박성제(28)씨는 “2002년 대선 때말고는 투표를 해도 결과가 뻔하다보니 정치에 대한 관심도 멀어지면서 한동안 방관자로 지냈다. 작은 힘이나마 부산의 정치를 바꾸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주변의 친구들도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투표를 격려한다”고 말했다.

 사흘 동안 팽팽한 여야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구 여섯 곳에서 만난 부산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였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첫 마디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안똑같습니꺼”였고, 야당 지지자들은 “부산도 이제 변해야지예”였다. 각종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대로 20대와 30대에서는 야당 지지세가 강했다. 이들은 최소 2석에서 최대 6석까지 내다봤다.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부산은 어쩌면 익숙함과의 결별이라는 낯선 경험을 추가할지도 모른다.

부산/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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