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흔들림 없이 국정 수행”
조국 교수 “박근혜당 새누리…MB, 정치 식물인간”
조국 교수 “박근혜당 새누리…MB, 정치 식물인간”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으로 야권으로부터 거세게 정권심판 압박을 받았던 청와대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면죄부를 받은 모양새다.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은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하겠다”며 임기 말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야권은 이번 총선의 핵심 이슈로 정권심판론을 제기했으나 선거 결과는 야권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은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하는 낙승을 거뒀다. 야권심판론이 정권심판론을 압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11일 저녁 11시 논평을 내어 “현명한 선택을 한 국민들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총선 승패의 윤곽이 거의 확정된 가운데 나온 신중한 논평이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정부는 안정된 국정운영과 민생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익과 미래를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전까지 민간인 불법 사찰로 운신의 폭이 좁았던 청와대가 새누리당 승리로 국정 운영에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읽힌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오전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선 결과와 관련해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문제 해결을 흐트러짐 없이 해야겠다고 결의하는 계기로 삼자”며 “남은 임기 동안 공직자들은 민생 챙기기를 위해 비상기간이라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주고, 특히 청와대가 모범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청와대와 이 대통령의 총선 반응을 놓고 다양한 전망과 비판을 내놨다. @cinemAg***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MB는 면죄부를 얻었고, 박근혜는 탄력을 얻었다. 나꼼수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패했다”며 “뼈 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이걸 인정한 뒤에야 재건할 수 있다”고 말했다.
@B***는 정권심판론과 관련해 “MB 심판 구호는 매우 장기간의 것이 되어버렸고 임기 말 시점에서 유일하게 내세우기엔 너무 약한 카드였다”며 “‘가카’가 숨어버리니 허공에 발차기하는 꼴로 만드는 것도 수월했다”고 평가했다.
@killthest***은 “청와대가 앞으로 ‘일관된 정책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하는데 난 부끄럽습니다. 화가 납니다”라며 “일관되고 당당하게 도적질하겠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근데 아무 벌도 줄 수 없습니다. 이게 민주주의인가 봅니다”라고 한탄했다. @snakebir***는 “국민에게 엿 주는 논평”이라고 비판했고, @hjch***은 “청와대 표현에 의하면 난 현명한 국민이 아닌 거구나”라며 “그냥 대한민국 국민도 안 하고 싶다. 목은 잠기고 핏발 선 눈을 해가지고 회사에나 가야겠다”고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마이웨이를 선언한 청와대 의도대로 이후 국정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dirtzero6***은 “청와대의 발표를 보니, 이번 총선에서의 승리가 마치 MB의 승리인양 얘기하는 듯하다. MB와 박근혜는 한 편이란 것을 만천하에 공표함”이라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MB는 탄핵의 대상”이라고 일갈했다.
@sad***은 “박근혜의 이명박 죽이기는 가속화될 것이고 이건 이미 양자 간에 협의가 되었으리라 본다. 현재 정권의 치부를 다음 정권에서 적당한 선에서 해결하는 걸로”라며 “어찌되건 사면이라는 카드가 있으니 이명박 입장에서도 아쉬울 것은 없다”고 전망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단독 과반 새누리당은 박근혜당이 되었고 MB는 정치적 식물인간이 되었다”며 “진보개혁진영은 사실상의 대통령이 된 박근혜와 맞붙어야 한다”고 전망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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