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초등학교 투표소에서 4·11 총선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금 야권의 힘만으론
‘박근혜의 힘’ 맞서기 버거워
“부동층 영향력 더 절실” 평가 특정 진영에 기대기보다
당분간 ‘독자노선’ 가능성 커
정치권 “외곽 정치 한계” 지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이번 총선 공식 관전평은 없다. 비공식적으로는 “안타까워하실 것”이라고 한다. 안 원장과 가까운 강인철 변호사는 12일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의 선택은 다 이유가 있고 분기점마다 나름대로 중요한 선택을 해온 것 아니냐”며 “정권심판론과 (야권의) 대안세력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이 나름대로 검토한 결과라고 본다. 총선 결과에 담겨 있는 국민의 메시지를 정치권이 잘 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안 원장의 역할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총선에 참여하지 않고, 관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안 원장이 이번 총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 이어 지난 3일 전남대, 4일 경북대에서 차례로 강연을 하며 투표 참여와 인물중심 투표 등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선거일 이틀 전인 9일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투표 참여와 부산시민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후보들의 ‘안철수 마케팅’ 성격이 있지만 인재근·송호창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두 후보 모두 새누리당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앞서며 당선됐다. 안 원장이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광주와 대구, 부산 등지의 ‘좋은 후보’로 짐작되는 이들은 대부분 낙선했다. 투표율도 54.3%로 2010년 지방선거(54.5%)에 미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외곽 영향력 정치’가 한계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대선 이야기를 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며 “지금 있는 분들이 잘해 주시면 내가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과의 일 대 일 대결 구도를 위해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단일후보를 내세웠다. 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직접 출마하거나 지원유세에 나섰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의 단독 과반 의석 확보를 막지 못했다. 이 전선에 포함되지 않은 안철수 원장에게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 결과가 현재의 야권 힘만으로는 ‘박근혜의 힘’에 맞서기가 버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철수의 정치적 공간’이 열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정치 외곽에 머물지 않고 장내로 진입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김종배씨는 “문재인 이사장이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야권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부동층 포섭 능력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남은 것은 (대선 출마 선언) 타이밍인 것 같다”고 그의 현실 진입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치 노선과 관련해 안 원장은 강조점이 다른 두 발언을 했다. “현 집권세력이 정치적 확장성을 갖는 데에 반대한다”와 “정치 참여를 한다면 어떤 특정한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전자는 지난해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던 시점이고, 후자는 민주당의 공천에 대한 안 원장의 평가가 반영된 이후 시점이다. 두 발언을 합쳐보면 그가 정치에 뛰어들 경우 보수와 개혁진보 진영이 아닌 공동체 중심의 독자노선으로 가운데(중도)에 집을 짓고 양쪽의 지지자를 견인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안철수에 쏠리는 눈…“등판 타이밍만 남았다”
■ 문재인, 박근혜와 대선 맞붙을 땐 부산서 약진 가능성
■ 야 패배로 ‘불법사찰 국정조사’ 힘들어져
■ 4할타자 사라진 이유가 선수들이 잘해서?
■ 연해주에 ‘표범 나라’ 생겼다
‘박근혜의 힘’ 맞서기 버거워
“부동층 영향력 더 절실” 평가 특정 진영에 기대기보다
당분간 ‘독자노선’ 가능성 커
정치권 “외곽 정치 한계” 지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이번 총선 공식 관전평은 없다. 비공식적으로는 “안타까워하실 것”이라고 한다. 안 원장과 가까운 강인철 변호사는 12일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의 선택은 다 이유가 있고 분기점마다 나름대로 중요한 선택을 해온 것 아니냐”며 “정권심판론과 (야권의) 대안세력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이 나름대로 검토한 결과라고 본다. 총선 결과에 담겨 있는 국민의 메시지를 정치권이 잘 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안 원장의 역할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총선에 참여하지 않고, 관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안 원장이 이번 총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 이어 지난 3일 전남대, 4일 경북대에서 차례로 강연을 하며 투표 참여와 인물중심 투표 등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선거일 이틀 전인 9일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투표 참여와 부산시민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후보들의 ‘안철수 마케팅’ 성격이 있지만 인재근·송호창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두 후보 모두 새누리당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앞서며 당선됐다. 안 원장이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광주와 대구, 부산 등지의 ‘좋은 후보’로 짐작되는 이들은 대부분 낙선했다. 투표율도 54.3%로 2010년 지방선거(54.5%)에 미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외곽 영향력 정치’가 한계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대선 이야기를 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며 “지금 있는 분들이 잘해 주시면 내가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과의 일 대 일 대결 구도를 위해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단일후보를 내세웠다. 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직접 출마하거나 지원유세에 나섰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의 단독 과반 의석 확보를 막지 못했다. 이 전선에 포함되지 않은 안철수 원장에게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 결과가 현재의 야권 힘만으로는 ‘박근혜의 힘’에 맞서기가 버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철수의 정치적 공간’이 열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정치 외곽에 머물지 않고 장내로 진입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김종배씨는 “문재인 이사장이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야권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부동층 포섭 능력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남은 것은 (대선 출마 선언) 타이밍인 것 같다”고 그의 현실 진입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치 노선과 관련해 안 원장은 강조점이 다른 두 발언을 했다. “현 집권세력이 정치적 확장성을 갖는 데에 반대한다”와 “정치 참여를 한다면 어떤 특정한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전자는 지난해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던 시점이고, 후자는 민주당의 공천에 대한 안 원장의 평가가 반영된 이후 시점이다. 두 발언을 합쳐보면 그가 정치에 뛰어들 경우 보수와 개혁진보 진영이 아닌 공동체 중심의 독자노선으로 가운데(중도)에 집을 짓고 양쪽의 지지자를 견인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안철수에 쏠리는 눈…“등판 타이밍만 남았다”
■ 문재인, 박근혜와 대선 맞붙을 땐 부산서 약진 가능성
■ 야 패배로 ‘불법사찰 국정조사’ 힘들어져
■ 4할타자 사라진 이유가 선수들이 잘해서?
■ 연해주에 ‘표범 나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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