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마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2일 새벽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단일화 토론을 마친 뒤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안 TV토론’ 평가
문캠프 “여유있게 주도해”
안캠프 “공격안해 아쉬워”
문캠프 “여유있게 주도해”
안캠프 “공격안해 아쉬워”
구동존이(求同存異) 이견은 미뤄 두고 같은 분야부터 협력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벌인 21일 텔레비전 토론의 승자는 누구였을까?
두 후보 쪽은 “두 분 모두 훌륭했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이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 캠프의 박광온 대변인은 “문 후보는 잘 준비된, 책임 있고 안정감 있는 지도자라는 믿음을 주었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문 후보는 여유있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토론을 주도했다. 집권경험을 지닌 제1야당의 정책적 뒷받침과 국정운영 경험을 가진 문 후보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거꾸로 “안 후보는 신뢰와 믿음, 진정성을 보여줬다. 누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후보인지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또 “특히 경제 분야의 전문성이 돋보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느라 제대로 문 후보를 공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섞인 평가도 있었다. 안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에게 문 후보를 공격할 소재를 많이 줬는데, 일부러 안 하는 것 같았다. 너무 답답해 내가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캠프는 안 후보에게 ‘4월 총선패배 책임론 제기’ 등을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에선 “짧았지만 서로 짚을 점은 다 짚었다. ‘구존동이’(求存同異)하며 같이 가야 함이 확인됐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절제된 분위기였지만, 남북관계나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다”(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다만, 이철희 소장은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워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강조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텔레비전 토론이 두 사람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단일화는 공동의 가치와 정책을 통해 양쪽 지지자를 흡수하고 통합해야 하는데, 새정치공동선언처럼 두 후보가 차이를 부각시키느라 이것이 ‘완전한 합의’가 아니었음을 스스로 드러낸 측면이 있다. 단일화 이후, 특정 후보만 지지하는 이들이 이탈할 명분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불꽃 튀는 경쟁이나 감동요소가 적어 지지율에 별 영향을 못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은 “지루하고 무의미한 토론회”였다고 평가절하하면서 두 사람을 싸잡아 비난했다. 박근혜 후보 캠프의 안형환 대변인은 “선생님의 질문에, 이미 짜여진 대본대로 답변하는 학생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서로 후보사퇴 협상이라는 도시락을 뺏기지 않으려고 험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았다”고 공격했다. 조해진 캠프 대변인은 “두 사람 다, 자신이 왜 집권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더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상대를 설득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통큰 형님’, ‘착한 아우’ 이미지만 생각하는 것 같아 지루했다”고 말했다.
조혜정 송채경화 석진환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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