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 안철수 캠프 풍경
참모·자원봉사자, 감정 추스르며 마지막 인사
핵심 참모들만 ‘사퇴’ 알았던 듯
생업 물리친채 달려온 사람들
“정치비전 공감…안철수답다”
참모·자원봉사자, 감정 추스르며 마지막 인사
핵심 참모들만 ‘사퇴’ 알았던 듯
생업 물리친채 달려온 사람들
“정치비전 공감…안철수답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23일 저녁 사퇴 기자회견 직후 캠프 인사들은 격한 감정에 휩싸인 듯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핵심 참모 몇몇은 안 후보의 사퇴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다들 침통해했지만 안 후보의 뜻을 존중해 사퇴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눈물을 꾹 참으며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갔다. 특히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읽을 때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인터넷신문 기자를 하다 캠프에 합류한 구도희(29·여)씨는 이 대목에서 눈물이 터졌다. 구씨는 유세 기간 내내 후보의 모든 발언을 컴퓨터로 받아 쳐왔다. 이날 사퇴 기자회견도 구씨 몫이었다. 그는 “후보께서 사퇴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회견을 받아 치면서 정말 많이 놀랐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다들 어안이 벙벙한 듯했다. 마지막에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할 때 눈물이 나 흐릿한 눈으로 후보의 발언을 받아 쳤다”고 말했다.
장봉근(27)씨는 복지재단에서 일하다 창업준비를 하던 중 안 후보 캠프와 관련을 맺고 있는 대학 주임교수의 추천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장씨는 “억울한 마음이 남아 ‘선거날 투표장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단일화를 위해 양보하셨으니까, 후보님 뜻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창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전주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캠프 자원봉사자로 합류한 황원택(29)씨도 “안 후보는 항상 진심으로 말씀하고 행동하신다. (안 후보가 말한 것처럼) 문 후보께서 꼭 당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캠프에 합류한 사람들도 있다. 이원재 정책기획실장은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을 그만두고 출마선언 직전 캠프에 합류했다. 이 소장은 “안철수답다. 말씀하신 것을 지켰다. 단일화도 시한을 본인이 말했으니 지킨 것이다.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캠프에 합류한 홍석빈 부대변인은 “다리를 불사른 게 얼마 전인데…”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새정치공동선언·단일화 협의팀 등 두 곳에서 실무지원 역할을 도맡았던 윤태곤 상황실 부실장은 <프레시안> 기자 출신이다. 지난 7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준비팀에 합류했다. 금태섭 상황실장이 주도하던 안 후보 검증 대응 관련 ‘진실의 친구들’ 활동에 참가했다. 초창기 멤버인 셈이다. 윤 부실장은 “개인적으로 안철수라는 사람은 잘 알지 못했지만, 그가 가진 정치적 비전과 방향에 공감했다. 안철수답다”고 말했다.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모신 김성식·박선숙·송호창 본부장, 유민영·정연순 대변인 등은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들과 마지막 악수를 하며 마음을 달랬다. 안 후보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조광희 비서실장은 “그동안 고마웠습니다”라고 짧은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박 본부장은 충혈된 눈으로 “(기자들) 전화 못 받아서 죄송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김성식 본부장도 “감사하고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정연순 대변인은 “두달 동안 초보 대변인 잘 봐주시고 예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원철 김외현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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