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 이후 여론조사 결과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부동층이 늘어났다는 점이 꼽힌다. 안 후보 지지층 일부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쪽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이다.
25일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서도 “내일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한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모름 또는 무응답’ 층은 17.3%(다자대결 조사)에 이르렀다. 최근까지 여러 여론조사에서 ‘모름 또는 무응답’ 층이 대부분 10%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꽤 늘어난 수치다.
무응답층을 살펴보면, 이들은 △20대 △무당파 △중도 성향 쪽에 몰려 있다. 연령대로 40대 이상은 무응답층이 14~15%지만, 20대는 25.9%나 됐다. 특히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서 “없다” 또는 응답하지 않은 계층에선 특정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응답자가 41.0%나 됐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사람들도 22.8%가 대선 후보를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보수”라고 답한 계층의 모름 또는 무응답률은 10.3%로, “진보” 응답자(17.1%)보다 낮았다. 보수 쪽이 더 똘똘 뭉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적으로 부산·울산·경남 쪽 응답자 가운데 부동층이 25.4%에 이른다는 대목도 시선을 끈다. 지역적 특색에 따라 새누리당은 싫지만, 민주당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4명 중 1명이라는 뜻이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은 부동층이 12.0%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안철수 후보의 주요 지지 기반은 20~30대와 무당파,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었다. 안 후보는 일종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던 것인데, 이들이 안 후보 사퇴 이후 급속히 무응답층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통적인 정치 무관심층인 이들 부동층이 앞으로 대선의 전개 양상에 따라 투표장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연령별로 박근혜 후보는 50대 후반 이후, 문재인 후보는 40~50대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20~30대의 마음을 어느 누구도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윤희웅 실장은 “60대 이상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가 20~30대, 중도층의 투표참여 열기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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