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후보 발언하면 주변 시민들이 따라서 외치기
마이크 사용 대중연설 방식 꺼리고 투표 참여 독려
마이크 사용 대중연설 방식 꺼리고 투표 참여 독려
안철수 전 후보의 ‘인간 마이크’ 유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안 전 후보는 본격 유세에 나선지 나흘째가 됐지만 한번도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선거법 위반 우려 때문은 아니다. 안 전 후보 수행팀원 몇 명이 민주당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했기 때문에 이들이 마이크를 건네면 안 전 후보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마이크를 사용한 대중연설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설령 대선 후보가 됐더라도 유세차 위에서 연설하는 방식은 지양했을 거라는 게 캠프 인사들의 설명이다. 안 전 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후보 사퇴 이전에 새로운 선거운동방식을 써서 선거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마이크를 안 쓰겠다는 고집은 새로운 유세 방식인 ‘철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인간 마이크’다. 최근 유세현장에선 안 전 후보 주변에 선 시민들이 후보 발언을 한 문장씩 큰 소리로 따라 외친다. 이는 1990년대 초반 대학가 집회 현장 등에서 종종 사용하던 방식이기도 하다. 안 전 후보는 연설 시작 때마다 자신의 말을 반복해달라는 의미로 ‘마이크’를 뜻하는 ‘소리통’을 세번씩 외친다.
유세차에 오르지 않아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불평도 ‘앉자, 앉자’ 구호로 해결했다. 안 전 후보 연설을 앞두고 수행팀원과 시민들은 “앉자”를 외친다. “앉자”와 “소리통” 구호가 ‘안철수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마이크가 기계와 전자장치를 통해 한 사람의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방식인 데 비해 ‘인간 마이크’는 군중들이 직접 참여해서 소리를 키워나가는 것이므로, 메시지의 확대와 전파라는 기능은 비슷하지만 그 과정이 다르다는 점도 ‘철수 스타일’이 지속되는 배경으로 보인다.
11일 안 전 후보는 서울시내 주요 대학가를 돌며 20대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특히 13~14일 이틀간 치러지는 부재자 투표에 꼭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청년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되지 않습니다. 부재자 투표 14일까지입니다. 꼭 투표 참여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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