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 19일 오후 안철수 전 후보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기 전 지지자들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랑에 보답할 방법 고민할 것
5년뒤 대중요구 변화 적응해야”
4월 재보궐 선거 등판여부 관심
5년뒤 대중요구 변화 적응해야”
4월 재보궐 선거 등판여부 관심
안철수 전 후보가 19일 탑승한 비행기는 한국시각으로 20일 새벽 미국 땅에 닿는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고서야 대선 결과를 알게 되는 비행 스케줄이다. 대선 결과에 개의치 않겠다는 심중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앞날은 대선 결과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
그는 비행기 이륙시간인 오후 6시10분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보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정치적 미래를 차분히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흰 와이셔츠와 검정 코트 차림에 짐은 백팩이 전부였다. 박선숙·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 조광희 비서실장, 허영 비서팀장 등 캠프 인사 30여명이 배웅했다.
안철수 전 후보로선 무엇보다 ‘안철수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5년 후엔 대중이 내게 원하는 것이 달라질 것이다. 적응해야 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이번에 내세웠던 ‘새정치’와 다른 ‘안철수 2.0’을 상징하는 새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안 전 후보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가 미국에 머물더라도 그에겐 제도 정치권에 합류하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재·보궐 선거에서 그가 등판할지가 첫번째 관전포인트다. 대선 패배 후폭풍에 휩싸인 민주당이 몸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그에게 ‘구심점이 되어 달라’는 요구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그가 민주당 등 기존 야권세력의 구원투수 역을 자처할 확률은 낮다는 게 참모들의 얘기다. 그림을 고치기보다는 백지 위에서 새 그림을 그리는 걸 선호한다는 얘기다.
그가 독자세력화를 모색한다면 갈래는 신당 창당과 무소속 잔류라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창당 여부는 안 전 후보의 재·보궐 선거 출마로 가늠해볼 수 있다. 출마는 창당을 뜻한다. 안 전 후보는 후보 사퇴 후 지인들에게 ‘지난 4·11 총선에 출마했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당한 지역구만 있다면 언제든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당장 당을 만들지 않고 영향력만 유지하는 ‘장기레이스’를 택할 수도 있다. 그가 5년 뒤 대선을 노린다면 서둘러 나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다. 5년이면 긴 시간이다. 그가 제도정치권에 직접 발을 담그지 않더라도 그에 대한 정치적 수요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판단할 것이다. 안 전 후보는 자기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사람이고 외부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캠프 핵심인사는 사견을 전제로 “당을 만드는 순간 기존 정치권 구도에 빨려들어간다. 2013년 지방선거 전까지 세번의 재·보궐 선거가 있는데 그때마다 자기 세력을 무소속 의원으로 당선시키는 정도의 활동만 하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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