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한겨레가 만난 사람]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 |
대통령과 함께 만든 싱크탱크지만
민간 전환한 만큼 이제 독립이 중요 -결국 추경을 해야 한다는 의견인가? “현재 시점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재정을 좀더 확대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구조적으로 적자가 예상되는 12조원을 메우는 것만으로는 경기 진작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여기에 경기부양용으로 추가로 10조원 정도를 투입해야 한다. 그럼 22조원이 된다. 10조원 정도를 하면 0.5% 정도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다. 그럼 올해 성장률이 2.8% 내지 3%까지 올라갈 수 있다. 최소한 그 정도는 해줘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어려움이 있다. 금년에 지방재정이 4조원 정도 적자 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은 추경 22조원도 모자라는 측면이 있다. 금융에서도 팽창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 올해 물가가 2%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에 물가 때문에 금리를 못 내린다는 논리는 지금 성립하지 않는다. 일본이 돈을 풀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도 돈을 풀어야 한다.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다.” 김 원장은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함께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도운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김 전 위원장이 양극화 해소 등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던 데 비해 서강학파인 김 원장은 성장에 방점을 뒀다. 대선 이후 김 전 위원장은 떠났지만, 김 원장은 남았다. -성장정책과 양적완화에 치중하다 보면 경제민주화는 뒤로 밀리는 것 아닌가? “경제민주화는 경제질서를 바꾸자는 것이다. 불공정거래가 심각하다면 그걸 못하게 하자는 것인데, 경기진작과 경제민주화는 병행 개념으로 봐야 한다. 경제민주화가 제대로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경제가 흘러가야 한다.” -추경뿐 아니라 복지를 강화하려면 돈이 든다.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라든지 세출 구조조정으로 하겠다는데. “그것만으로는 결국 모자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증세 안 하고 해보겠다고 공약했으니 지금은 그걸 위해 노력하는 단계다. 그런 노력을 6개월, 1년 해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는 국민들께 증세해야겠다고 호소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로서 결국은 증세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증세를 하게 된다면 간접세와 직접세 중 어느 쪽이 올라갈 것으로 보는가? “양쪽 다 조금씩 올라갈 수밖에 없지만, 구조적으로는 직접세 쪽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 또 서민과 부자 간의 부담이 어찌 되느냐는 문제에서는 자연스럽게 부자가 더 많은 부담을 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소통을 못하는 것은 개인적 스타일 때문인가, 아니면 국정 경험이 없어서인가?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 옆에서 봤을 것이고, 여당 대표도 오래 했기에 경험에 관한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다. 단지 인사 문제는 소위 존안자료를 전 정부가 그대로 인수인계해주고 그 배경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그 시스템이 잘린 거 같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한 사람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두번째로는 우리 사회의 도덕 기준으로 봐서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면 거절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별로 없다.” 국외 계좌가 드러나면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서 중도 사퇴했던 한만수 이화여대 교수도 미래연의 창립 회원이다. 그는 “같이 연구원에서 일했다고 개인 문제를 알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일자리 창출 위해 추경 22조도 부족
복지 증세, 부자들이 더 부담해야 -그동안 여러 후보가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데 이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자질 논란을 빚고 있다. “장관은 관료를 장악해야 하는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이 걱정할 정도였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 장관에 임명돼도 야당의 표적이 된다.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5년 뒤에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기 위해서 박 대통령에게 조언한다면? “역사를 보면 소통을 잘하는 지도자가 성공했다. 소통의 내용 중에는 쓴소리를 듣는 게 있다. 쓴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면 소통이 안 된다. 주변에 쓴소리할 사람들이 일부 있어야 한다. 세종대왕처럼 쓴소리한 것을 고맙게 생각해서 정말 저분이 나한테 충정으로 얘기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직언하는 분위기가 살아난다. 물론 최종 판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정권을 만든 사람으로서 대통령에게 그런 쓴소리를 개인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넌지시 물었다. 그는 “그건 대통령께서 국정을 행하는 주변 분들과 하는 것이고, 우리(미래연)는 정책이 바람직하지 않을 때 공개적으로 얘기할 것이다.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쓴소리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2007년 후보 경선 때부터인가? “2006년 가을쯤이었을 것이다. 2007년 당내 대선 경선을 준비할 때였는데 은사이신 남덕우 전 총리가 박 후보를 좀 돕는 것이 어떠냐고 하더라. 그래서 전문가들 모임에 들어가 간사 비슷하게 심부름을 하면서 돕게 됐다.” -5인 공부모임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실체가 없다. 경선에서 진 2007년 말쯤에 전문가들과 송년회 모임을 할 때 (박 대통령이) 같이 계속 공부를 하자는 말씀을 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전문가들 9명 정도가 같이 하기로 했다. 대통령까지 합하면 10명이다. 그때 출석률이 제일 높은 사람이 5명이었지만, 공부모임은 원래 10명이었다.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는 전문성 있는 분들을 불러 같이 공부했다. 그때 이름은 ‘하모니 앤 컴패터티브니스’(화합과 경쟁력)였다. 약칭으로 ‘하컴’으로 불렀다.” 5인은 김 원장 외에 안종범(성균관대), 김영세(연세대), 신세돈(숙명여대), 최외출(영남대) 교수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만드는 데도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조각 때 입각설이 나돌기도 했다. 대통령의 제안이 없었나? “당선된 이후로 통화한 적도 없고 상의한 적도 없으며, (사람을) 추천한 적도 없다.” -서운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독립적인 싱크탱크를 잘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나중에 입각 제의를 받으면 어떻게 할 건가? “계속 미래연을 할 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해서 대한민국의 헤리티지 재단을 하나 만들고 싶다. 이게 훨씬 더 보람있는 일이다. 현재로서는 솔직히 불안하기는 하다. 그래도 도전을 해보는 것이다.” 미래연에는 김 원장의 집무실이 따로 없다. 연구원의 중심은 동영상 자료를 만드는 버추얼 스튜디오다. 김 원장은 회원들이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미래연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보수적 독립 연구단체로 홀로 선다면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 쪽에도 자극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겨레 인기기사>
■ ‘4할 타자’ 류현진에 매팅리 “진정한 메이저리거” 극찬
■ 아! 김응용…한화 13연패 ‘굴욕’
■ 낸시랭, 박정희 대통령 볼에 뽀뽀 ~ 앙
■ 진중권, 민주당 원색비난…“문재인 빼면 쓰레기더미”
■ 아사다 마오, 내년 소치 올림픽 뒤 은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