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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손학규·박원순·안희정 등 대선주자 원탁회의 만들겠다”

등록 2013-06-05 08:17수정 2013-06-05 08:47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woo@hani.co.kr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woo@hani.co.kr
‘취임 한달’ 김한길 민주당 대표 인터뷰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 경제민주화 법안, 을을 위한 법안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키고, 7~9월에 본격적으로 내부 혁신에 나서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안철수 의원 세력은 처음에는 말이 신선할지 몰라도 말에 그치고 행동을 할 수는 없으니 시간이 가면서 그분들의 한계와 우리의 가능성이 동시에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원순, 안희정 같은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역량을 국민들께 알리고 당도 그들을 도와야 한다.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당의 위상이 같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손학규 전 대표 등이 독일에서 돌아오면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당내 대선주자들이 정례적으로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원탁회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취임 한 달을 맞아 <한겨레>와 인터뷰를 갖고 이런 견해를 밝혔다. 인터뷰는 3일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한 시간 동안 했다.

-5월31일 의원 워크숍 인사말에서 ‘내용 있고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대표로 뽑히는 순간부터 계속 고민했다. 그날 밤 천막당사로 이사를 가자는 제안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사람으로 치면 화장이나 새 옷을 갈아입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생활태도를 바꾸는 변화가 필요하다. 시인 이상이 ‘절망이 기교를 낳고 그 기교 때문에 다시 절망한다’고 했다. 우리가 처한 위기의 엄중함이 기교 정도로 해결될 그런 위기가 아니라는 게 제 결론이었다.

-근본적인 변화의 내용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정상적인 정당정치, 정상적인 정당민주주의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다. 중앙당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하다. 중앙당 당직자를 100명 이내로 두게 돼 있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 아픔이 있더라도 정상화할 것이다. 그래야 민주정책연구원도 정상화된다. 시도당을 활성화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을 갖도록 해야 한다. 교과서적으로 정당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도 중요하다. 전 당원 투표에 부칠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향식 공천 제도화를 분명하게 할 것이다.

-국민들이 과연 정당민주주의에 관심이 있을까?

=놀랍게도 관심이 있다. 여론조사와 면담조사를 여러차례 해 봤는데,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요구하는 변화의 1순위는 내부 개혁이었다. 2순위와 차이도 큰 편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나, 호남을 대상으로 한 조사나 똑같았다.

“6월국회 ‘을 법안’ 통과되고
7~9월 내부혁신 시작되면
지지율 변화 올 것 기대”

“안철수 의원 정치세력화
처음에 말은 신선해 보이지만
현실로 구현하긴 힘들 것”

-두번째 변화는 무엇인가?

=정책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일이다. 우리 정책의 지향성이 있다. 난닝구-빽바지 논쟁부터 10여년을 끌어온 큰 흐름이 있지 않나. 나는 대표가 되면서 정책적 지향성의 목표로 헌법 전문에 있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꼽았다. 헌법 전문에 나오는 말이니 소모적인 이념논쟁의 대상이 안될 것이고, 우리 당이 추구하는 것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책정당과 관련해 요즈음 걱정이 있다. ‘을 지키기’를 하는데 너무 협소한 의미로 을을 규정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좁게 보면 경제권력의 횡포에 불이익을 강요당하는 사람이 을이다. 그러나 사실은 인간적으로 살 권리, 인간 존엄을 훼손당하는 모든 사람이 을이다. 요즘 그런 얘기를 자주 하고 있다.

-을 지키기가 편가르기라는 비판도 있다.

=갑을관계라고 정의하면 전형적인 편가르기가 맞다. 하지만 을의 부당한 상황을 해소시켜서 편가르기를 해소하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을을 위한 민주당이라고 할 때 그것이 편가르기는 아닌 것 같다. 을이라는 게 고착된 하나의 대상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갑이면서 을이다. 자기 안의 을을 극복하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의 이런 노력은 사회통합에 도움될 것이다.

-민주당에 큰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위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권을 두 번 놓쳤다. 대선 패배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원인은 안철수와의 단일화에서 안을 쓰러뜨리고 이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선에서 졌다. 본선이서 이기려면 안철수를 껴안고 이겼어야 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도 심각하게 얘기했다.

-대선패배의 보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보나?

=솔직하게 말하면 또 분란이 있을 수 있어서 자제하겠다. 당시에 지지자나 당원들을 만나면 계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를 공통적으로 많이 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여전히 낮다. 언제쯤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나?

=전망이 아니라 기대를 말하겠다.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실제로 실천하는 법안, 경제민주화 법안, 을을 위한 법안이 통과되면, 그것으로 ‘장외 세력’(안철수 세력을 지칭)과 차별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밖에 있는 분들은 말만 할거니까. 처음에는 말이 신선할지 몰라도, 항상 말에 그치고 행동할 수는 없으니, 시간이 가면서 그분들의 한계와 우리의 가능성이 동시에 보일 것이다. 7~9월에 당 내부의 혁신과 맞물려서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변화를 시작했다는 것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지지율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혁신과제 가운데 시도당에 권한을 넘기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닌가?

=시도당에 지금 인력을 유지하면서 과도한 책임을 넘겨주는 것은 위험하다는 데 동의한다. 시도당에 확실하게 인력이 보충되어야 한다. 정책적인 기능, 당원 관리, 풀뿌리 민주주의를 돕는 사람들로 채워져야 한다.

-당원과 대의원들이 지역위원장을 상향식으로 선출하는 방안은 추진하고 있나?

=5월4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다.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하겠다. 전당원투표를 하려면 당원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그게 7월 초면 마무리된다. 지역위원회 대의원도 당원들이 뽑게 된다. 또 대의원과 함께 권리당원의 비율을 정해서 공천권을 행사하도록 할 것이다.

-민주당 위기의 원인이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이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가?

=지난 2일 민주당 시도지사 간담회를 했다. 8명이나 된다. 박원순·안희정 등 이른바 대선주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국민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도 도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당의 위상이 같이 높아지는 것이다. 대표가 된 직후에 문재인 의원에게도 말했다. 문재인 의원의 등장이 이르다는 의견이 많을 때였는데, 나는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하는 게 당에 기여하는 것이다. 복귀할 때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재인 의원도 동의했다.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대선주자들과 정례회동을 할 생각이 있나?

=손학규 전 대표 등이 한국에 돌아오면 생각해볼만하다. 지난해 6월9일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모일 원탁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이해찬 대표와 말한 적이 있다.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지도급 인사들이 정례적으로 모여서 현안을 논의는 자리를 만드는 게 당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 얘기를 좀 해보자.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다. 왜 그렇다고 보나.

=일정 부분은 새로운 분들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보다 더 큰 것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라고 본다. 그 핵심은 대선에서 진 것이다. 그렇게 압도적으로 지지해줬는데.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당선 때보다 더해 줬는데, 그런 정서가 있다. 호남에 가서 보고 놀란 게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분들의 상처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슴에 큰 구멍이 하나씩 뻥 뚫린 채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그것이 메워지고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쌓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으로 해결이 될까?

=그냥 되는 것은 아니고 민주당이 잘해야 한다. 그분들이 기대하는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안철수 의원이 내세운 사람들에게 밀릴 가능성은?

=몇 가지 전제가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밖에서 독자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가능성을 그대로 다 현실로 보여줘야 한다. 세력화가 현실로 실천돼야 한다는 얘기다. 거기에 민주당이 하나도 안 변하고 죽을 쑨다는 전제,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야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안철수 의원의 세력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왜냐하면 세력화하는 과정이 그분들이 말하는 것과 같지 않을 것이다. 현실정치에서 세력화 과정은 말처럼 멋있게 되는 게 아니다.

-그걸 어떻게 아나?

=내가 많이 해봐서 안다.(웃음). 수많은 한계에 부닥칠 것으로 본다. 계속 한계를 실감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계속 가능성을 보일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당장 6월 국회와 9월 국회가 중요하다. 어떤 원칙으로 임할 것인가.

=이미 여·야 6인 협의체를 통해 공통공약 합의 처리를 약속했다. 이는 적극 협력해서 통과시켜야 한다. 사실 경제상황이 어렵다. 이 상황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것은 도울 것이다. 다만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나 감시는 야무지게 하겠다. ‘바깥세력’도 오늘부터 ‘을을 지키는 시민연대’를 얘기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 의제에 그분들이 따라오고 있는 것이다.

-‘을 지키기’ 의제가 지속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지향하는 목표로 두고 하부개념으로 경제민주화, 복지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계약상의 을로 협소하게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을의 의미는 계약관계의 을이 아니다. 인간 존엄을 훼손당하는 게 을이다. 9월 국회에서는 심화되고 업그레이드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 의원을 자꾸 ‘바깥세력’이나 ‘외부’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뭔가?

=요즘 내가 받는 질문의 3분의 2가 안철수 의원에 대한 것이다. 가능하면 안철수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가 그분들을 폄훼하거나 깔보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인터뷰 성한용 선임기자,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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