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건 글 당과 소통 없이 올려
“지도부에 혼선…말 아낄 때” 지적
“지도부에 혼선…말 아낄 때” 지적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국면에서 논란의 중심인물로 떠오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계속되는 ‘트위터 정치’로 민주당 안팎에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6월21일 ‘국정원 국정조사와 남북 정상회담 기록 공개에 관한 긴급성명’을 통해 대화록 정본 공개를 주장한 이후 낸 4개의 성명은 당 지도부와 사전에 교감한 것이지만, 40여건의 트위터 글은 개인적 판단에 따라 시시때때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 의원이 6일 밤 ‘대화록 실종’을 “사초가 증발한,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규정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엔엘엘(북방한계선) 논란의 본질은 안보를 대선공작과 정치공작의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민주당 안에서도 그 형식과 시기 등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친노무현계의 한 초선 의원은 “왜 문 의원의 트위터 글쓰기를 만류하지 않겠느냐”며 “국정원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등의 이슈가 의도치 않게 다시 한달여 전처럼 엔엘엘 대화록 문제로 옮아가거나 대선 불복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국면은 지도부에게 맡기고 의견을 내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문 의원이 정치적 이해나 필요에 의해서 말한다기보다는 그때그때 판단에 의해 말하는 스타일이라 만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 속한 한 중진 의원은 “문 의원이 사실상 정치적 재개를 한 상황에서 그 정도(트위터)까지 막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면서도 “지도부에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이 쓴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민주당 지도부가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 규명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 및 새누리당과 맞서 국회 안팎에서 대치하는 비상한 상황에서 역공의 빌미를 주거나, 민주당 내부의 혼선을 촉발한 경우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트위터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인 만큼 존중받고 싶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문 의원 쪽 인사는 “트위터까지 일일이 지도부에 보고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트위터는 지금 문 의원의 상황에서 개인 의견을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로 당 지도부에 뜻을 전한 뒤 낸 성명에 대해 부언을 하거나, 이번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적절하지 않은 발언을 했을 때 당사자로 반박하는 차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현재 당 지도부의 입장과 다른 뜻이 아니고,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지금은 민주당 지도부에 모든 것을 일임하고 말을 아낄 때라고 본다. 정치적 리더라면 해야 할 말이 있어도 물러나야 하는 순간이 있는 것”이라며 “왜 트위터냐는 형식의 문제와 상관없이, 당분간 발언을 자제하는 게 문 의원 개인을 위해서도 옳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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