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함경북도 나진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가 22일 개통돼 앞으로 북-러 간 경제 협력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남한의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도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23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나진과 하산을 잇는 철도 개건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나진~하산 철도 상업 운행 개통은 2001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모스크바 선언’에 기초해 2008년부터 54㎞ 구간에 걸쳐 개·보수 공사가 진행된 결과다. 2011년 10월엔 상업 운행 개통에 앞서 나진~하산 구간에 시범 열차가 운행되기도 했다.
이번에 나진~하산 구간 상업 운행이 시작됨에 따라 북-러 사이의 경제 협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길이 9297㎞ 구간으로, 과거 러시아 제국과 소련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영향력을 구축한 근간이었다. 러시아는 2007년 한반도 종단 철도(동해선·경의선 등)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연결을 포함해 2030년까지 이 노선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철도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철도를 통해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도 이 철도를 통해 러시아와의 무역뿐 아니라, 러시아 자본의 북한 투자, 나아가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나진~하산 구간의 상업 운행 개통으로 남북간 한반도 종단 철도의 운행 재개도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은 노무현 정부 시절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시험 운행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막히면서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한반도 종단 철도 연결이 포함됐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좀더 개선된다면 경의선이나 동해선 재운행도 논의해볼 수 있다. 그러면 한국에서 출발해 시베리아 철도를 달리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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