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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정은 직접 ‘장성택 해임’…칭호 박탈, 출당·제명까지

등록 2013-12-09 19:45수정 2013-12-17 10:13

※ 클릭하면 이미지가 크게 보입니다.
[장성택 혹독한 숙청 이례적]

부정부패·마약·도박 문제 등
전에 없이 숙청 이유 세세히 밝혀
리영호 ‘신병관계’ 해임 발표때와 달라

아버지 시대 세력 상당부분 제거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 의미 해석도
“이렇게 자세히 숙청 이유를 밝히고, 잡혀가는 모습까지 공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통틀어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9일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실각 사실을 접한 통일부 한 당국자의 얘기다.

그의 말대로 북한은 장 부장의 해임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범죄사실을 상세히 열거했다. 처벌 수위도 매우 높다.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는 것은 물론 당 행정부장, 당 정치국 위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인민군 대장,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일체의 칭호를 박탈하고, 당에서 출당·제명까지 했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구체적이고 강력한 조처다.

앞서 김정은 체제에서 일어난 리영호 당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의 해임 사례와도 비교된다. 리 전 총참모장은 2010년 차수 칭호를 받고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와 나란히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되면서 군부의 실질적 1인자로 통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해 7월15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열어 리 전 총참모장을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등 모든 직무에서 해임했다. 당시 북한 매체는 리 전 총참모장을 ‘신병 관계’로 해임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시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북한 당국은 이번 장 부장의 해임을 발표하면서는 그의 핵심 혐의는 물론 구체적 행위까지 낱낱이 공개했다.

장 부장과 리 전 총참모장의 해임을 결정한 회의의 규모도 차이가 난다. 장 부장 숙청을 위해 군부 인사까지 참석하는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했다. 또 리 전 총참모장은 모든 직무에서 해임만 당했지만, 장 부장은 해임은 물론 칭호 박탈에 출당·제명까지 당했다. 장 부장의 해임을 훨씬 더 심각한 사안으로 처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북한에서 장 부장의 위상이 리 전 총참모장보다 훨씬 컸다는 사실의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장 부장 실각의 근본 원인은 ‘김정은 유일영도 체계의 확립’으로 분석된다.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핵심적인 과제는 2인자를 쳐내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장 부장의 비중이 얼마나 컸는지가 이번 해임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북한 안팎에선 장 부장에 대해 ‘김정은의 후견인’이라는 평가뿐 아니라 ‘섭정왕’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런 표현에서 김 제1비서가 느꼈을 불쾌함과 불안감을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

장 부장을 해임함으로써 김정은 체제는 당·정·군 모두에서 아버지 시대의 세력을 상당 부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군 분야에서 지난해 7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해임했고, 내각에서 올해 4월 최영림 내각총리를 교체한 데 이어 당 분야에서는 장 부장을 해임했다. 구세력을 빠르게 쳐내고 과감히 새로운 세력으로 교체하는 것을 두고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의 발산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불안 어린 시선도 적지 않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김정은은 비상시 그의 바람막이가 될 수 있는 장성택을 이번에 완전히 제거했다. 김정은의 앞길이 불안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남재준 국정원장도 지난 6일 국회 보고에서 “북한 김정은 권력승계가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불안정성이 증대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210] '장성택 숙청', 북한은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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