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병헌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한길, 정부 비판하며 “민생살리자”
민주당내 자괴감 커 착잡한 분위기
민주당내 자괴감 커 착잡한 분위기
18대 대선 1년을 맞은 민주당의 분위기는 착잡하다. ‘져서는 안되는 선거’에서 지는 바람에 정권을 놓친 데 그치지 않고, 지난 1년 동안 박근혜 정권에서 온갖 굴욕을 당했다는 자괴감이 당내에 가득하다. 여전히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는 대선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려고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패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대신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의혹은 특검에 맡기고 정치는 이제 미래로 나아가자”고 거듭 제안하는 정도로 톤을 낮춰 메시지를 내놓았다.
김한길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깃발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중산층 70%를 복원해서 100%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던 약속은 덧없이 사라지고 ‘나는 하류층’이라고 답하는 국민이 급격하게 늘었다. ‘안녕들 하십니까’ 하는 물음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응답이 파도처럼 퍼지고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민생경제와 국민경제를 살리는 일에 여야가 함께 매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지난 대선 관련 의혹의 진상규명은 모두 특검에 맡기고, 여야 정치권은 나라의 미래와 민생에 몰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1년은 정권 안보에 올인하느라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민심불복의 1년이었다. 민주주의 파괴, 공약 파기, 민생 파탄이라는 ‘3파 정권’의 오명만 남았다. 대선불복과 부정의 굴레에 갇혀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1년이었다”고 박근혜 정부를 평가했다. 전 원내대표는 △대화를 통한 철도파업 해결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신상정보 불법 유출사건 배후 규명 △군 사이버사령부 선거개입 꼬리 자르기 중단 등을 요구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임죄로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을 속이고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라고 이름만 바꾼 대운하사업을 강행해 세금을 낭비하고 공기업 부채를 증가시켜 재정 건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국가재정법 제16조를 위반했다. 또 건설사 담합 행위를 방조해 국민부담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박혜자 최고위원은 “대선 1년이 지난 오늘, 안녕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청춘에 대해서도 한번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우리의 청춘들이 값싼 몸값으로 초식남이나 건어물녀로, 아니면 1인분 세대로 만족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비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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