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탄약·화기 지급 예정”
일 자위대한테 탄환 빌려
지원물자 도착뒤 반환키로
일 자위대한테 탄환 빌려
지원물자 도착뒤 반환키로
* 한빛부대 : 280여명의 공병부대
국방부는 남수단의 내전이 격해짐에 따라 현지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 남수단 임무단(UNMISS) 일원으로 활동중인 우리 국군 ‘한빛부대’에 탄약과 화기 등 개인 방호장비를 포함한 군수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빛부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본 자위대와 미군 등으로부터 실탄을 지원받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엔과 협조해 우리 수송기를 이용해 남수단에 주둔한 한빛부대에 탄약과 화기 등 개인 방호장비와 부식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우리 한빛부대가 주둔하는 보르 지역 북쪽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당장은 한빛부대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어 부대 방호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수단 내전의 격화에 따른 한빛부대의 조기 철수 가능성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280여명으로 구성된 공병부대인 한빛부대는 기본 임무가 평화 재건이므로 상황에 따라 (철수도) 대안에 들어간다”고 답했다. 한빛부대는 공병·의무대가 중심이어서 최소한의 무장력만 갖추고 있다.
한빛부대는 지난 22일 미 아프리카 사령부 예하 부대로부터 5.56㎜ 소총탄 3400발, 7.63㎜ 1600발을 지원받았고, 역시 남수단에 파견된 일본 육상 자위대에도 소총탄 1만발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법인 ‘평화유지활동협력법’을 근거로 소총탄 1만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이 보유한 개인 화기(K-2)와 호환이 되는 5.56㎜ 소총탄을 보유한 외국군은 미군과 일본 자위대밖에 없어 유엔 쪽에서 조율을 한 것이다. 한빛부대로 화기와 탄약이 보충되면 빌린 탄약을 돌려줄 것이다. 자위대의 탄약 지원은 한-일 간 문제라기보다 유엔 평화유지군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한빛부대가 주둔해 있는 보르는 남수단 동부인 종글레이주의 주도로서 현재는 반군 세력이 장악한 상태다. 정부군은 원유 생산지로 전략적 요충지인 이 도시를 되찾으려 하고 있어 격렬한 전투가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보르는 남수단이 수단에서 분리·독립을 하기 전, ‘수단 2차 내전’ 기간이던 1991년 부족간 유혈사태로 민간인 2000여명이 무참히 살해되는 ‘보르 학살’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정부는 교민 보호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 남수단에는 수도 주바와 톤즈, 보르 등에 신부와 수녀, 선교사, 자원봉사자, 기술인력 등 24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수단을 관할하는 우간다 주재 대사관에서 이들 교민들에게 직접 연락해 탈출을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수단 사태는 지난 15일 시작된 반란의 결과로 반군이 이 나라 경제의 95%를 차지하는 원유 생산지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사실상 내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엔 남수단 임무단의 토비 랜저 부단장은 “유혈 사태가 확산되면서 보르 지역엔 공포와 절망의 분위기가 떠돌고 있다”고 23일 영국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어영 정세라 기자, 도쿄/길윤형 특파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