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건’ 뒤
남북 해결책 못찾으며 중단돼
현대아산·투자기업 등 피해 눈덩이
남북 해결책 못찾으며 중단돼
현대아산·투자기업 등 피해 눈덩이
금강산 관광 사업의 단초는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몰고 넘어간 소떼 500마리였다. 정 회장의 방북으로 남북 경제 협력 사업 논의는 급진전됐다. 같은 해 11월18일 관광선 금강호가 이산가족 826명을 태우고 동해항을 출항해 북한의 장전항에 들어서면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2005년엔 누적 관광객 수가 100만 명을 넘었고, 2008년 2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 해 3월부터 승용차 관광이 허용됐고, 7월 중순에는 비로봉 관광, 같은 달 말에는 골프장 개장이 예정돼 있었다. 당시 금강산 관광지구에는 현대아산과 해당 협력업체를 비롯해 40여개의 남쪽 기업이 성업 중이었다. 같은 해 7월11일, ‘박왕자씨 피격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였다. 정부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관광은 안전을 이유로 중단됐다.
그로부터 6년이 흘렀다. 우리 기업들의 피해 추정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2조원이 넘었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최근 5년간 금강산·개성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액’ 자료를 보면, 한국관광공사 1380억원, 현대아산(협력회사 포함) 1조8115억원, 강원 고성군 5000억원(추정치) 등 총 피해규모가 약 2조4395억원으로 추산된다.
금강산 관광 지구 입주 기업인들은 금강산에서 지난 20~25일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누구보다 반가웠다. 금강산 관광 재개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에서다. 이대로라면 3월쯤엔 금강산과 관련된 실무 접촉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예상도 나온다.
김희주 금강산기업인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원래 박왕자씨 사건 이후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사과와 진상 조사, 재발 방지 등 세 가지를 요구했고, 북한도 일부 들어주려고 했다가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모든 게 무산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 이 세 가지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있어 보이고, 관광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뒤집어 쓰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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