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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북, 핵 싣는 ‘탄도미사일’로 한미일 ‘북핵 불용’에 맞대응

등록 2014-03-26 20:50수정 2014-03-26 22:07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북 노동 미사일 발사]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시기 맞춰
“한미 독수리 훈련에 대응” 분석도
북, 일·러와 갈등 최소화 위해
평양 부근 숙천서 발사한 점 등
‘6자회담 재개 위한 압박’ 해석도
북한이 26일 새벽 전격적으로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무엇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된 ‘북한 핵 불용 원칙’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 하루 전인 24일(현지시각) 미국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동일 북한 유엔 대표부 차석 대사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 위협’을 계속하면 북한은 ‘핵 억제력’을 과시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핵 능력 과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3국의 정상회담 시각과 맞춘 발사 시기도 이번 무력시위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렇듯 이번 노동 미사일의 발사는 다목적 성격을 띠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최대 사거리 1300㎞의 노동 미사일은 차량형 이동 발사대를 이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탐지·추적이 어렵다. 또 일본 전역이 사거리에 들어가 오키나와 등 일본 내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기본적으로 한-미 연합 독수리 연습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일본에는 요코스카, 오키나와, 가데나 등 주일 미군기지(유엔사 후방 기지)가 있어서 노동 미사일이 한반도 증원 전력에 대한 차단 목적도 있을 수 있고, 여러 분란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가 지지부진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압박 수단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핵 불용’만 떠들지 말고 6자회담에 나와서 이야기하자는 압박성 메시지를 주변국들에 던진 것이다. 외부에서 압박하면 더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쪽이 아닌 평양 부근의 숙천에서 발사했다는 사실은 일본과 러시아 등 인접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북한의 고민이 드러낸다. 2발의 미사일 모두 북한을 가로지른 뒤 650㎞를 날아가 동해 쪽 공해에 떨어졌다. 군은 노동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1300㎞)를 고려할 때, 동해안 부근에서 쐈다면 인접국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2~3월 로켓, 미사일, 방사포 등 80여발을 대부분 동해안 원산 인근에서 발사했다.

이제 관건은 북한의 복잡한 속내를 한·미·일 등 주변국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정부가 미사일 발사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즉각 비판하고 나선 것을 보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우리 정부는 당분간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할 것이 분명하고, 미국이나 일본 정부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단기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촉진하기보다는 한·미·일의 강경한 반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주변국들은 발전하는 북한의 핵 능력과 운반 수단 능력에 대한 답변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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