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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록 2005-09-08 20:14수정 2005-09-08 20:14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용훈 후보자가 선서를 하고 있다. 황석주 기자 <A href=\"mailto:stonepole@hani.co.kr\">stonepole@hani.co.kr</A>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용훈 후보자가 선서를 하고 있다.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사법독립 역설… 개혁 미온적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는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방패’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사법부의 독립을 강조했다. ‘불구속 재판’의 원칙이 온전히 실현되도록 애쓰겠다는 포부도 거듭 밝혔다.

그러나 “법원이 견제를 받으면 사법권 독립이 그대로 훼손된다”고 말하는가 하면, 사법부의 과거사 조사와 전관예우 척결 등 현안에 대해서도 미온적이거나 일부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신구속 신중하게”=이 후보자는 사법부 개혁의 큰 방향이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인신구속을 최대한 신중히 하는 한편, 고압적이고 불친절한 법원의 인상을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사법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 아닌 만큼, 국민의 신뢰 없이는 도저히 존립할 수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도는 물론 거기에 담긴 내용까지 그 모두를 바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여러차례 인신구속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불구속 수사와 재판을 확대하는 것은 “지시에 의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판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뜻을 내비쳤다. 또 법원 내부에 감찰 시스템을 신설할 방침을 밝히고, 법원 행정에 외부 전문가를 ‘수혈’할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법원은 힘 없는 기관”=이 후보자는 사법권 독립에는 한껏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법원에 대한 ‘견제와 균형’에는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등 완고한 태도를 나타냈다. 그는 ‘법원에 대한 견제의 수단이 없다’는 문병호 열린우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법원은 힘 없는 기관”이라며 “법원이 견제를 받는다면 사법권 독립은 그대로 훼손된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인혁당사건 사형 판결 등 법원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재심은 구체적 사건에서 해결하면 되고, 남는 것은 과거의 판결을 뒤져서 ‘과연 법원이 어떤 일을 해왔는가 알아보라’는 요청인데, 이는 판사 개개인의 독립성과 직결돼 있는 문제”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앞으로 잘 생각해 보겠다”며 ‘대충’ 넘어갔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변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수십억원을 번 것은 전관예우 때문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전관예우가 아니라 ‘전관박대’를 당한 것 같다”며 전면 부인했다. 나아가 그는 “내 경험에 따르면, 우리 법관들이 전관이 사건을 가져왔다고 해서 봐주는 경우를 못 봤다. 100%까지는 아니라도 99%는 (전관예우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여줬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한 중견 변호사는 “이 후보자의 한계가 드러난 청문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를 잘 아는 법조계의 한 인사는 “청문회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이 후보자가 개혁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 개혁의지는 확고하다”고 전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이후보 부동산투기 논란

“재건축아파트 투기 아니냐”
“실패한 투자로 후회 막심”

8일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그가 부인 고아무개씨 이름으로 사들인 재건축 빌라를 놓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은 질의에서 “이 후보자가 지난 2002년 3월 2억9천만원에 사들인 서울 서초동의 34평 빌라가 66평형 복층 아파트로 재건축돼, 현재 시가가 16억원이나 된다”며 “아직 다 지어지지도 않은 아파트 한 채로 수억원을 벌어들인 것은 재건축 프리미엄을 노린 부동산 투기 아니냐”고 따졌다.

인사청문특위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ㅅ빌라를 살 당시 친척한테서 재건축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 빌라는 1년 남짓 뒤인 2003년 6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재건축 승인을 받아, 현재 ‘삼성래미안 7차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완공 단계에 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는 빌라의 보상지분으로 3억5천만원을 받았고, 분양에 따른 실제 분담금으로는 모두 9억8천만원을 냈다. 청문특위에 제출한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에는 이 집의 가격이 10억2500만원으로 돼 있다.

김 의원은 “당시 그 빌라의 시세는 약 4억원이었는데, 계약서에 2억9천만원으로 돼 있는 것은 이중계약서를 쓴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는 또 “애초 분양계획에 없던 66평형이 새로 만들어져 후보자에게 분양된 것은, 후보자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의 변호인을 맡은 뒤 삼성 쪽에서 특혜로 분양해준 것 아니냐”고 삼성의 ‘특혜’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답변에서 “그게 (단지가 아닌) ‘나홀로 아파트’로 실패한 투자여서, 요새 마음이 안 내킨다. 값이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갖고 있기 싫고, 후회가 막심하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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