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내부선 ‘국정원 뒷전’ 우려
“공천문제 빠져 대응 제대로 못해”
“공천문제 빠져 대응 제대로 못해”
국가정보원의 간첩혐의 증거조작사건과 관련해 15일 야당은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와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지방공천 제몫 찾기’에 몰두하다 국정원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15일 당 고위 전략회의에서 “국정원으로 인해 민주주의는 물론 국가기강마저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은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전면적인 국정원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국정원의 인사쇄신과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결국 부메랑이 돼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무거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간첩증거 조작사건은 헌정질서를 농락한 명백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그런데 검찰은 면죄부 수사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제는 마땅히 특검을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또한 일제히 특검과 국정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과 같은 당 김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거조작 사건을 다룰 정보위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번 증거조작 사건 수사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며 “소관 상임위인 정보위를 즉각 열어 철저한 진상 규명과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당 지도부부터 의원까지 말로만 국정원 증거조작에 대해 규탄할 뿐, 지방선거 공천 문제에 빠져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새정치연합 의총에서 남재준 원장 해임 촉구 결의 안건이 사실상 묵살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박범계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남재준 원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제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의총 결과 새정치연합은 ‘대통령의 해임 결단이나 남재준 원장의 사퇴가 없을 경우’에 해임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박 대통령이나 남 원장이 자신의 뜻을 이미 밝힌 상황에서 해임결단이나 자진사퇴를 기다려서 결의안을 낸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오늘같은 날 지도부가 일사불란하게 이끌어야 한다. 이러니 ‘공천 문제로 싸우지만 말고 국정원 문제에도 관심 좀 가지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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