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등 증인 채택’ 법사위원들 의견
이건희회장 ‘도청’ 국감증인 찬성5, 반대3, 유보5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엑스파일’ 관련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불러내는 데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찬성 5명, 유보 5명, 반대 3명으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11일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 15명에게 이 회장과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홍석현 주미대사, 홍석조 광주고검장 등 4명의 증인 채택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열린우리당의 양승조·최재천·이원영·선병렬 의원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면에 정성호 열린우리당 의원과 한나라당의 주호영·김성조 의원은 반대 뜻을 밝혔다. 최연희 법사위원장, 법사위 간사인 우윤근(열린우리당)·장윤석(한나라당) 의원, 이은영 열린우리당 의원과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은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용규 열린우리당 의원과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회장 등 4명에 대해선 노회찬 의원이 12일 중 증인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1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는 여야 간사협의에서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해당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결정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의원들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우윤근 열린우리당 의원은 “간사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개인 의견을 미리 말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분위기는 찬성 쪽이다. 이은영 의원은 “당과 협의하겠다”고 밝혀, 당론이 찬성으로 정해지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의 장윤석 간사나 김재경 의원은 “검찰이 수사 중인 문제”라거나, “이 회장을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국가 신인도와 관련된다”는 반응을 보여, 사실상 반대 쪽에 가깝다. 최연희 위원장은 일단 ‘거중조정자’의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보이나, 반드시 의사표시를 해야 할 상황에서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 회장 등의 증인채택 여부는 열린우리당이 ‘당론’ 수준으로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이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12일 원내대표단 회의와 당 소속 법사위원 회의를 잇따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강희철 황준범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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