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30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 마련된 중구 운서동 제2사전투표소를 찾아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선거일인 6월4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들은 31일까지 거주지 주소와 상관없이 가까운 사전투표소를 찾아 신분증을 제시한 뒤 투표할 수 있다. 인천공항/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새누리 “젊은층이 70% 이상”
새정치 “중·노년층이 60% 이상”
전남 8.5%로 가장 높아
선관위 “참여율 10% 넘어설 듯”
새정치 “중·노년층이 60% 이상”
전남 8.5%로 가장 높아
선관위 “참여율 10% 넘어설 듯”
“40대 이하 젊은층이 70% 이상이다.”(새누리당 당직자)
“50대 이상 노년층이 60% 이상이다.”(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30일, 새누리당은 젊은층이 많이 왔다고 하고, 새정치연합은 노년층이 많이 왔다고 하는 등 서로 상반된 주장을 폈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이날 밤 “시도당 당직자들을 동원해 하루 동안 전국 3500개 사전투표소를 표본 모니터링해본 결과, 투표자 중 50대 이상이 60%인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는 꽤 있었지만, 30~40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애초 30~40대 직장인이 많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이게 보수·노인층의 경계심을 발동시켜 본투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당 차원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사전투표 현장에는 5 대 2 비율로 40대 이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정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사전투표 둘째 날인 토요일(5.31)은 휴무일이어서 30~40대 젊은층의 참여가 더욱 가속화돼 여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기환 새누리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전투표가 수도권, 충청, 강원 등 초박빙 지역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국 단위로 처음 실시하는 이번 사전투표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이처럼 여야는 심각하게 주판을 튕기고 있다. 사전투표는 젊은층의 투표율을 올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투표일 당일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한다면 오히려 여당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다만, 투표일이 늘어났다고 해도 투표한 유권자가 늘어나지 않고 당일 투표할 유권자가 사전투표로 분산된 것에 불과하다면 전체적인 투표율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사전투표 첫날 최종투표율은 4.75%로,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 당시의 2.14%보다 배 이상 높았다. 당시 사전투표 최종투표율이 5.45%여서 이 추세로 가면 이번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최종투표율은 1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율이 15%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8.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북이 7.3%로 뒤를 이었다. 호남이 ‘텃밭’인 새정치연합은 당의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 간 치열한 경쟁이 사전투표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투표율이 낮은 곳은 3.38%를 기록한 대구였다. 수도권은 서울 4.27%, 인천 4.47%, 경기 4.04%를 기록했다.
사전투표 기대치가 높은 새정치연합은 이날 아침부터 지도부가 사전투표장에 총출동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인천공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앞서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린 ‘국민안심선대위’ 회의에서 안 대표는 “투표하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바뀌면 희망이 생긴다. 여러분의 투표가 변화의 시작이다”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아침 8시 서울 여의도역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사전투표를 홍보했다.
새누리당도 지도부가 나서 투표 독려에 힘을 쏟았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 윤상현 사무총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은 오전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다.
김경욱 이승준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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