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후보 사퇴 빌미로
‘종북세력 손잡아’ 마구잡이 문자
오 후보쪽, 검찰에 고발
‘종북세력 손잡아’ 마구잡이 문자
오 후보쪽, 검찰에 고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해묵은 색깔론이 등장했다. 서 후보 쪽은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를 두고, 오 후보가 종북·좌파 세력을 등에 업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 쪽은 ‘패색이 짙어지자 흑색선전에 나서고 있다’며, 서 후보 쪽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 후보는 3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자리 공약’을 발표하면서, 오 후보를 “국가체제를 부정하고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세력을 등에 업은 후보”라고 공격했다.
29일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전격 사퇴한 것을 ‘오 후보 지지’로 규정한 것이다. 현재까지 고 후보는 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서 후보 선거사무소는 29일 저녁 시민들한테 “새누리당 부산시장 서병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애국시민께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서 후보 쪽은 이 문자메시지에서 “오 후보가 마침내 북한 추종세력과도 손을 잡았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한 것은 누구를 돕기 위한 것이겠느냐.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과 나란히 선거판을 뒤엎으려는 후보에게 부산의 미래를 맡기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추종 세력과도 부산시 공동정부를 구성하면 부산시정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했을 뿐, 통합진보당과는 연대하지 않았다.
오 후보 쪽은 서 후보 선거사무소장을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오 후보 시민연합캠프의 차진구 대변인은 “서 후보 쪽에서 대량 발송한 흑색문자는 선거 패배를 직감한 서 후보 쪽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새누리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패하자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처참한 말로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 시민연합캠프의 한 관계자는 “서 후보 쪽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곱씹어 보면 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부산시민은 모두 종북좌파로 매도한 것이나 다름없다. 새누리당은 오로지 철 지난 이념 공세밖에는 믿을 것이 없는 속이 텅 빈 정치집단임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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