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선거사무소에서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 공급 식재료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와 부인 강난희씨가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당도 공문 보내 조직적 활용지시
박원순 후보 “못참겠다” 강경 선회
6·4 지방선거를 닷새 앞두고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새누리당이 ‘농약’에 ‘올인’하고 나섰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쪽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맞섰지만, 새누리당은 “끝까지 간다”는 태도다. 정 후보는 30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친환경유통센터에서 (서울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견본 조사한 결과 (잔류 농약이) 의심스러워 정밀검사를 실시한 26건 중 18건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며 “학생들이 (농약이 묻은 농산물을) 먹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가 밝힌 잔류 농약 농산물 18건은, 2012년 친환경유통센터가 1차적으로 표본조사한 2만2456건 가운데 0.08%에 해당한다. 정 후보는 감사원장을 지낸 김황식 전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김 전 총리는 감사원 보고서의 문구를 조목조목 풀이한 뒤 “(박 후보가) 책임을 회피하는 식의 대응을 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 캠프는 서울시가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농약급식을 전방위로 확산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해 잔류 농약 농산물을 사전에 걸러내온 친환경유통센터를 농약 농산물 공급처인 것처럼 표현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조직적으로 정 후보를 거들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서울시당 소속 당원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정 후보의 주장을 기초 후보와 운동원들이 조직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공문을 보면 “지역내 선거운동, 유세활동 시 사용할 말씀 자료를 보내드리니 적극 홍보 부탁드린다. 당협에서는 각 (기초) 후보자 사무실로 전달하여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되어 있다. 말씀 자료는 “애들에게 좋은 급식 먹이라고 당선시켜줬더니 농약급식을 먹이고 있었어요! 이런 파렴치한 사람들을 다시 당선시켜서야 되겠습니까?” 등으로 나와 있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서울시 친환경급식 납품업체 선정 과정은 박원순 후보가 밀어주고 박 후보의 측근이 주도한 특혜와 전횡이 난무한 복마전”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후보와 새정치연합은 정 후보의 공세가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보고 정면대응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외신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정 후보 쪽이) 침소봉대해 아이들 급식에 농약 성분이 마치 대규모로 검출된 것처럼 (말해) 학부모들을 혼란과 두려움에 빠지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쪽 진성준 대변인은 새누리당 서울시당의 홍보 공문 하달을 두고 “허위사실을 당 조직을 총동원해서 유포하라는 공문이 아닐 수 없다. 시민 불안을 야기해 알량한 몇 표 긁어보려는 농약팔이 흑색선전, 당장 집어치우시라”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법한 대응을 촉구했다. 노웅래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은 “윤상현 사무총장이 제기한 (농약급식 관련) 의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자숙하고 국가 개조하자는 와중에 친박 최측근인 윤상현이 네거티브를 자임하고 나서는 것은 대통령의 이중플레이”라고 반박했다. 서보미 최현준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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