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서울지역 기초단체장·의회 후보들이 3일 박원순(오른쪽 두번째)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서울 중구 신당6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6·4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4년전 21-4 돌풍과 비슷한 양상
새누리 강남 3구·중구 등만 우위
4년전 21-4 돌풍과 비슷한 양상
새누리 강남 3구·중구 등만 우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저력에 세월호 심판론이 더해져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새정치민주연합 바람이 불었다. 새정치연합은 5일 0시30분 현재 25곳 구청장 가운데 20곳에서 승리가 예견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2010년 선거에 이어 오랜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중구 등을 중심으로 4~5곳에서만 구청장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새정치연합은 애초 강세지역으로 분류한 강북·동대문·마포·동작·관악·강동 등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경합지역으로 분류한 강북·도봉·구로·영등포·동작·성북 등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여야 모두 경합지역이라고 판단한 성동·광진 등에서도 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새정치연합에서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7곳 열세, 3곳 경합 등을 예상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기초공천 무공천 방침으로 내분을 겪기도 하고,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등장과 함께 새누리당에 자리를 상당수 내줄 것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이는 등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책임론이 불거지고 같은 당 박원순 시장 후보가 상대인 정몽준 후보를 압도하면서 현직 구청장 지역을 중심으로 압승이 예견됐다. 박원순 후보는 강남구와 서초구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정몽준 후보를 앞서는 저력을 과시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25개 구청장 선거에서 21곳을 당선시키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결과도 2010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영식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위원장은 “우선 박원순 시장의 2년7개월 시정의 효과가 그대로 구청장 선거에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서울의 표심이 세월호 참사 책임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현재의 결과에 반영돼 표 차이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국민적 공감을 토대로 한 네거티브 없는 조용한 선거의 진정성, 기존 현역 구청장의 구정이 대부분 최우수 평가를 받은 것 또한 표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7곳 이상에서 구청장을 당선시킬 것으로 예상했으나,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2010년에 이어 20곳 정도를 새정치연합에 내주게 된 점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뿐만 아니라 구청장 선거도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에 엄중한 심판을 했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분노가 표로 나타난 것”이라며 “서울시장 후보의 득표율이 저조한데 그대로 구청장 후보까지 그런 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어영 김경욱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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