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관계·차기대선 구도 변곡점
6·4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여권의 최대 관심사가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로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전대에서 향후 2년 동안 당을 이끌 대표와 최고위원 4명을 함께 뽑아 차기 지도부를 구성한다.
이번 전대엔 당내 최다선으로, 친박근혜(친박)계 원로그룹인 서청원 의원과 잠재적 대권주자이자,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이 대표 자리를 놓고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전대 결과가 향후 당·청 관계는 물론이고 차기 대권 구도 등을 둘러싼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서청원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와 유세 현장을 지휘하며 사실상 당 대표 구실을 톡톡히 했다. 특히 서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우왕좌왕한 당 지도부와는 달리, 야당보다 한발 앞서 ‘세월호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무성 의원도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던 ‘김무성 국무총리론’에 대해 “당 대표를 하겠다”며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이후, 당 대표 도전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애초 지방선거 승패가 분명히 갈릴 경우, 그 결과에 따라서 전대 구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당이 패한다면 ‘친박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비주류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 쪽에 힘이 실리고, 반대로 여당이 승리한다면 친박계의 당 장악력이 강화되면서 서 의원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봤다. 또 여당이 정권 위기론이 불거질 정도로 참패할 경우, 오히려 친박 주류 결집론이 부각되면서 서 의원 중심의 ‘질서있는 수습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여야 어느 쪽도 승리를 주장하기 힘든 쪽으로 결론이 났다. 특히 서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책임을 진 경기와 김 의원이 총력전을 펼친 부산에서 새누리당이 모두 승리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결과가 전대 판세의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사실상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구도 변화 가능성은 낮아졌고, 다시 똑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 쪽은 전대에서 책임성과 국정주도권을 가진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김 의원 쪽은 공천혁명을 통한 정당개혁론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이번 전대엔 서 의원과 김 의원 외에 이인제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홍문종·김영우·김을동·김태호·김상민·김희정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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