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새누리당 파주갑 당협위원장 시절인 2012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지역사무소로 쓰고 있는 사무실의 임대료 거래내역이 불분명해 ‘공짜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의원실의 요청에도 임차료 거래내역확인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데, 이 사무실이 위치한 빌딩의 소유주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천으로 시의원이 돼 정 후보자와의 관계가 주목된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공개한 ‘파주 희망연구소 임대차 계약서’를 보면, 정 후보자는 2012년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파주시에서 새누리당 공천으로 시의원이 된 손아무개씨와 임대보증금 3000만원, 월세 80만원에 사무실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이 사무실의 보증금과 매월 임대료 납부와 관련된 거래내역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파주 희망연구소는 정 후보자가 소장으로 있는 지역단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2012년 5월 파주시 교하에서 사무실을 개소할 때 사용한 임차보증금 1000만원과 아내가 준 돈으로 충당했으며, 월세 80만원은 2014년 2월까지 (매달) 현금으로 임차료를 냈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파주갑 새누리당 당협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2년 대선 전에 (다른 곳에 있던 당협 사무실을 현재의 사무실로) 이사 갔고, 그때부터 사무실은 공짜로 쓰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열흘 전에 당협 운영위원회를 거기서 연 것으로 봐서, 지금도 당협 사무실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자에게 사무실을 빌려준 손씨에 대해 “(파주 당협에서) 아무런 직책이 없다가 운영위원, 수석 부의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고 (지역에선) 대가성으로 공천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쪽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원 건물이어서 그곳에 사무실을 빌린 게 아니라 사무국장이 사무실을 물색하다 찾은 곳이며 계약서상 의무는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2012년 4월 총선에서 파주갑 지역에 새누리당 전략공천을 받은 뒤 낙선한 바 있으며, 지난 2월 <아리랑 국제방송> 사장으로 발탁될 때까지 해당 지역에서 당협위원장으로 일했다. 손씨는 지난 6월 파주시 기초의원선거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해 당선됐다.
유기홍 의원은 “현재 월세 80만원을 직접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지급방법이 아니다”며 “임대인이 이번 기초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시의원이 된 만큼 정 후보자와 손씨 사이에 특혜가 오간 것은 아닌지 청문회에서 적극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김민경 기자, 파주/이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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