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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영선 리더십’ 위기인데…침묵의 새정치

등록 2014-09-10 21:56수정 2014-09-11 00:13

더좋은미래 등 ‘분란 비칠라’ 침묵
친노쪽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
의원들 “지도부 신뢰 상실이 문제”
세월호 특별법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 국면으로 표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방향타를 잃고 더불어 표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부는 세월호 특별법 정국에서 대여투쟁에 집중하면서도 하루빨리 파행 정국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첫째 주 주간집계에서 당 지지율이 19.5%를 기록해 지난 3월 창당 뒤 처음으로 10%대로 추락했다. 두 차례 세월호법 협상 과정에서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국가정보원, 엔엘엘(NLL) 사건 등 현안마다 목소리를 내던 ‘더 좋은 미래’ ‘486 그룹’(학생운동 세대) 등 이른바 비판적 그룹의 목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야당이 침묵하는 큰 원인은 그간 큰 목소리를 내왔던 그룹이 현 박영선 지도부를 탄생시킨 주역이라는 데 있다. 박영선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했던 5월과 비상대책위원장을 수락한 8월, 두 차례 모두 초·재선 의원 중심인 ‘더 좋은 미래’와 ‘486 그룹’ 등이 박 원내대표를 지지했다. 한 초선 의원은 “박영선 체제를 만들었던 의원들이 지도부에 편입되면서 (지도부) 비판이 아닌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고, 지도부에 들어가지 않은 구성원들도 일단 지켜보자는 온정주의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대여투쟁을 선언한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 거취 문제로 당내 백가쟁명이 벌어질 경우 갈등과 분란으로 비칠까 저어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486 그룹의 한 재선 의원은 10일 “협상이 (더디지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를 끌어내리는 모습이 연출되면 세월호 이슈가 잊혀지고, 야당은 밥그릇 싸움만 한다는 프레임에 갇힐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당내 다른 계파들도 마찬가지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 그룹도 그 중심에 선 문재인 의원이 지난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의 단식 중 “박영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한 만큼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등 이른바 온건파 그룹의 존재감이 더 도드라지는 형국이다. 민집모의 한 재선 의원은 “온건파와 강경파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진도에서 ‘제대로’ 싸우자는 것”이라며 “지금은 130석 제1야당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박영선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은 내려놓고 원내대표직에 충실해야 한다는 ‘분리론’이 다시 불거질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박영선 체제’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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