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는 한겨레 취재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14일 석유공사 홍보실 관계자의 발언이다. 실제는 달랐다. 지난달 말 페루 취재를 앞두고 공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석유공사가 지분 절반을 갖고 있는 ‘사비아페루’사를 방문해 사업 설명을 듣고 싶다는 취지였다. 공사는 ‘회사 경영진이 부정적이어서 협조하기 어렵다’는 답을 내놨다. 협의 끝에 “현지 출장소장과 통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지난 7~8일 페루에서 석유공사 조아무개 소장에게 전화했다. 공사 쪽 입장을 듣기 위해 십여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조 소장이 가족 휴가를 갔다”고 했고, 페루인 비서는 “퇴근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출장소나 사비아페루 쪽 한국인 직원과 전혀 만나거나 연락할 수 없었다.
게다가 석유공사는 취재 거부를 넘어 방해까지 했다. 페루 현지 한 기업인은 “석유공사가 한겨레의 취재에 응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사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비아페루는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이 2008년 부사장 시절 인수를 주도했던 사업이다.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금은 매각을 추진중이다.
김정필 기자, 리마/최현준 기자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