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 넘어선 새정치 최고위원 경선
1인 2표 방식·호남몰표 막판 관심사
1인 2표 방식·호남몰표 막판 관심사
“(뉴스에 나려면) 개라도 물어야 할 판이다.”
이번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한 후보의 말이다. 전당대회 일정이 중반을 넘어섰지만 흥행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당대표 선거는 그나마 언론의 주목이라도 받지만,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는 ‘2부 리그’로 불려 후보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로, 다가올 2016년 총선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는 문병호(55), 박우섭(59), 오영식(47), 유승희(54), 이목희(61), 전병헌(56), 정청래(49), 주승용(63) 후보 등 8명이 출마했다. 주요 변수는 지역(출신), 조직(계파), 인지도 그리고 1인2표의 투표 방식이다. 지역의 중심은 호남이다. 새정치연합의 호남 당원이 전체 당원의 절반에 육박하는데, 대의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가 같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전병헌 후보가 선거전에서 월등히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북을 중심으로 한 정세균계의 지원과 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이력 덕에 인지도도 높았다. 하지만 현재는 3강 구도로 좁혀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지도를 앞세운 정청래 후보의 선전과 호남 표 결집을 노리고 있는 주승용 후보의 선전 덕분이다.
우선 정청래 후보가 1인2표 투표 방식의 최대 수혜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표는 계파나 지역을 고려해 던진다면, 나머지 한 표는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초기 정 후보는 계파의 지원이나 지역 기반이 없어 당선권(5위) 진입 여부 자체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대여 공격수를 의미하는 “당 대포”라는 별명을 앞세운 선명성 덕에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주승용 후보는 막판 호남의 몰표를 기대한다. ‘비노’라는 특성과 여수시장과 3선 의원(여수)을 지낸 유일한 호남 기반 후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도지사 경선을 치르면서 확보한 조직세 또한 여전히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3강 구도를 바짝 뒤쫓고 있는 오영식 후보는 서울시당위원장과 호남(전북) 출신이라는 지역기반과 486그룹·정세균계의 지원이 변수로 꼽힌다. 이목희 후보는 민평련계를 포함해 개혁 성향의 초재선 그룹 일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기획본부장을 지낸 이력 등으로 친노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계파 청산을 내건 문병호 후보는 선거 초반 당선권에서 먼 듯했다. 하지만 최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원을 받으며 급부상 중이다. 문 후보의 당선 여부가 안 전 대표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최고위원 선거의 숨은 관전 포인트다.
유승희 후보는 유일한 여성 후보다. 여성 몫 배려를 하지 않는 이번 선거에서 “한 표는 여성에게”를 강조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아닌 유일한 후보인 박우섭 후보는 현역 인천 남구청장이다. 친노·비노 구도, 호남 중심의 지역구도의 선거판에서 ‘생활정치’ ‘풀뿌리 정당’을 표방하는 공약은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어영 이승준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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