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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MB “북한이 여러차례 정상회담 제안했으나 내가 거절”

등록 2015-01-28 23:43수정 2015-01-29 09:25

2일 출간되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밝혀
“당선에 도움 준 데 대해 감사 서한 보내주면
취임식 참석하겠다 제안도…어이가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일부 내용이 28일 공개됐다. 이 책은 2월2일 출간된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일부 내용이 28일 공개됐다. 이 책은 2월2일 출간된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 2007년 12월, 북한이 ‘당선에 도움을 준 데 감사하다는 친필 서한을 보내주면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새달 2일 공식 출간되는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쪽이 28일 언론에 배포한 발췌본을 보면, 북한은 이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한 목사를 통해 취임식 참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참석 조건으로, 자신들이 대선 기간 동안 이 전 대통령을 비방하지 않아 당선에 도움을 줬으니 감사하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보낼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었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두고, ‘지원을 원하는 북한의 끊임없는 구애’에 “원칙 있는 대북 정책”을 편 이명박 정부가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이 자신을 예방했을 때,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를 통해서 등 북한이 여러 차례 비공개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 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하지 않는 정상회담이 아니면 안된다는 자신의 요구를 북한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천안함 사건 석달 뒤인 2010년 6월에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요청으로 국가정보원 고위급 인사가 비밀리에 방북했다고 한다. 국정원 인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고, 북한은 유감을 표명하겠다 했으나 이 전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고 그는 밝혔다.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에도 이와 유사하게 북한 보위부 인사가 서울을 방문했는데, 이 전 대통령은 그들을 만나지 않았다. 이에 보위부 인사들은 “장군님 메시지를 가지고 왔는데 이 대통령이 왜 우리를 만나지 않느냐”고 항의했는데, 이후 이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이 인사가 공개처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천안함 침몰 사건 뒤 2010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이 전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조치 중국이 협력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이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경하게 말해,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조혜정 황준범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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