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새정치연합 의원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 전 지사의 출마가 확정될 경우,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의 승부가 불가피해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수도 있다.
김 전 지사는 29일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당원 및 사무실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지역주민들과 만났다. 김 전 지사의 이번 방문은 이한구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 의원은 이미 지난 2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깨끗한 정치인을 지역구에 모셨으면 하는 생각에 김 전 지사에게 수성갑 출마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갑은 김부겸 전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난 19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40.4% 득표율로 ‘돌풍’을 일으켰고,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40.3%를 얻어 여권을 긴장시켰다. 이에 새누리당 안에서는 ‘김부겸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거물급 인사의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아성인 대구가 흔들릴 경우, 이는 전국적인 여파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수성갑은 지역사회 여론주도층과 고소득층이 많아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다만 김 전 지사가 이 지역에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지지만, 대권주자가 치열한 승부처인 수도권을 떠나 손쉬운 지역구를 선택했다는 비판에 휩싸일 수도 있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20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최근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히면서 수도권과 대구 수성갑을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 소사는 김 전 지사의 최측근인 차명진 전 의원이 이미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에선 마땅한 지역구가 없어 고민이다. 마침 대구 수성갑 지역구가 비어 있으니 지역 사정과 여론을 살펴보고 (출마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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