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시청사에서 서울 구청장과의 연석회의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국갤럽 조사, 박 시장 5월보다 6%p 올라 17%
김무성·문재인 대표 공동 2위…안철수 의원 뒤이어
박 대통령 지지율 33%…‘성완종 파문’ 때보다 낮아
김무성·문재인 대표 공동 2위…안철수 의원 뒤이어
박 대통령 지지율 33%…‘성완종 파문’ 때보다 낮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하며 서울시의 적극 대응 방안을 발표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34%에서 1%포인트 떨어진 33%를 기록해, 메르스 국면에 진입한 뒤의 조사인 5월29일 40%에서 2주 만에 7%포인트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매월 한 차례 실시하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 시장은 전월 대비 6%포인트 오른 17%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박 시장이 대선주자 1위에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3%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8~12월 조사에선 줄곧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밀렸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최근 메르스 사태에 적극 대응하면서 박 시장의 존재감이 부각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박 시장은 서울(22%)과 호남(25%)에서 높은 지지세를 나타냈고, 부산(14%)에서도 문재인(15%)·김무성(14%) 대표와 각축세를 보였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도 33%로 문재인(28%) 대표를 앞섰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3%로, 지난 4월 성완종 리스트 파문 때(34~39%)보다 낮았다. 부정평가 비율은 지난주(55%)보다 3%포인트 오른 58%였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2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소통 미흡’(13%), ‘국정운영 원활하지 않아’(13%), ‘리더십 부족/책임회피’(12%) 등의 차례였다. 특히 박 대통령 지지율은 메르스가 확산된 지난 2주 동안 서울(37%→28%), 20대(21%→9%), 50대(56%→39%), 고소득층(47%→28%) 등에서 하락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메르스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8%가 며칠 내에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고, ‘더 확산될 것’이라는 응답은 31%였다. 메르스 감염 우려에 대해선 ‘우려된다’가 54%(우려되지 않는다 44%)로 절반을 넘었으나, 지난주(67%)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메르스에 대한 우려는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서울(62%), 경기(56%) 등 수도권에서 높았고, 연령별로는 상대적으로 메르스에 취약한 60대 이상(46%) 고령층보다 30대(63%), 20대(59%) 등 젊은층에서 더 높았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해 메르스 전파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데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지 여부가 메르스 우려 정도에도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걸기를 통한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8%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오전 청와대 위민관 영상국무회의실에서 열린 청와대-세종청사 간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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