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자연농, 느림과 기다림의 철학
쓰지 신이치·가와구치 요시카즈 지음
임경택 옮김/눌민·1만4000원 자연농이다. 유기농이 아니다. 유기농이 적정한 방법으로 벌레, 잡초 등의 장애물을 타넘는다면, 자연농은 무농약, 무제초, 무경작이 근간이다. 가급적 ‘안하며 기다리는 것’이 제 할 일이다. 유기농이 공정한 이윤과 부가가치를 추구한다면, 자연농은 패러다임 자체를 뒤집는다. 자연농의 대가이자 구루(정신적 스승)인 가와구치 요시카즈는 문화인류학자인 쓰지 신이치를 만나 “인간들은 생명의 길에서 크게 벗어났고 사람의 길에서도 벗어났다”고 일갈한다. 자연농, 이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땅은 갈면 딱딱해지고, 그 자리에 식물은 스스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그리 되면 다시 땅을 갈아 엎어야 한다. 비료와 농약이 더해진다. 농사라는 노동이 어느 순간 인간의 집착과 탐욕, 자기현시에 근거하고 있음에 두 현자는 공감한다. 원칙적인 삶에서 드러나는 부박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자연농을 반대한 어머니부터 자연농을 고집하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종묘회사에 다녔던 자기모순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여기에 “무리하지 마세요” “자연농과 함께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라는 조언을 섞는다. 보다 자연스럽게, 도가의 무위자연을 닮은 자연농의 철학이 정치, 교육, 종교, 예술 등에 자리잡길 희망한다. 개체의 건강함으로 공존하고 상생하자고 제안한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쓰지 신이치·가와구치 요시카즈 지음
임경택 옮김/눌민·1만4000원 자연농이다. 유기농이 아니다. 유기농이 적정한 방법으로 벌레, 잡초 등의 장애물을 타넘는다면, 자연농은 무농약, 무제초, 무경작이 근간이다. 가급적 ‘안하며 기다리는 것’이 제 할 일이다. 유기농이 공정한 이윤과 부가가치를 추구한다면, 자연농은 패러다임 자체를 뒤집는다. 자연농의 대가이자 구루(정신적 스승)인 가와구치 요시카즈는 문화인류학자인 쓰지 신이치를 만나 “인간들은 생명의 길에서 크게 벗어났고 사람의 길에서도 벗어났다”고 일갈한다. 자연농, 이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땅은 갈면 딱딱해지고, 그 자리에 식물은 스스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그리 되면 다시 땅을 갈아 엎어야 한다. 비료와 농약이 더해진다. 농사라는 노동이 어느 순간 인간의 집착과 탐욕, 자기현시에 근거하고 있음에 두 현자는 공감한다. 원칙적인 삶에서 드러나는 부박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자연농을 반대한 어머니부터 자연농을 고집하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종묘회사에 다녔던 자기모순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여기에 “무리하지 마세요” “자연농과 함께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라는 조언을 섞는다. 보다 자연스럽게, 도가의 무위자연을 닮은 자연농의 철학이 정치, 교육, 종교, 예술 등에 자리잡길 희망한다. 개체의 건강함으로 공존하고 상생하자고 제안한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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